토종벤처 퍼스트페이스, IT공룡 애플과 소송서 또 승리

      2021.09.16 13:37   수정 : 2021.09.16 13: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업체인 퍼스트페이스가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과의 특허무효심판 소송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미국 특허법원으로부터 특허의 유효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만큼 애플을 상대로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중인 특허침해소송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애플이 퍼스트페이스를 상대로 청구한 특허무효심판(IPR) 불복 항소심에서 퍼스트페이스 특허 3건 중 2건이 유효하다는 미국 특허심판원의 판결을 인용했다.

미국 특허심판원은 앞서 지난해 7월 퍼스트페이스가 애플을 상대로 침해를 주장한 특허 3건 중 특허 2건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본지 2020년 8월 23일자 17면 참조)
퍼스트페이스는 지난 2011년부터 사용자·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자체 연구·개발한 토종 특허벤처기업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서 사용자 인증 기술 및 잠금화면 연동 광고에 대한 등록 특허 50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퍼스트페이스는 지난 2018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애플이 자사 보유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아이폰 5S, 아이패드 5세대 기종부터 탑재해 온 '터치아이디 기술'이 자사의 미국 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애플은 2019년 1월 미국 특허심판원에 특허 3건의 무효를 주장하며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과거에 이미 나온 선행기술과 비교했을 때 퍼스트페이스의 특허기술이 새롭거나 진보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특허심판원에 이어 이번에 미국 연방항소법원도 퍼스트페이스의 특허 3건중 2건이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퍼스트페이스의 공동대표인 심영택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는 "유효성을 인정받았으니 특허 침해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사실이고,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퍼스트페이스 창업자인 정재락 공동대표는 "이제는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서 애플의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본안 소송에 집중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애플이 미국 연방대법원에 항소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고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항소법원의 결정에 대한 상고 신청을 무조건 허락하는 대신, 현행 판례에 불합치하거나 상충되는 판결이 공존하는 경우 등에만 상고 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특허침해소송과 같은 민사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이 상고 신청을 받아들일 확률은 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남은 관심사는 과연 애플이 퍼스트페이스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배상을 할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퍼스트페이스가 향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서 애플과의 특허침해소송을 재개하고 특허침해를 입증하면 애플은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배상규모는 산출하기 어렵지만 미국내 애플의 시장점유율과 그동안 판매 실적, 앞으로 매출 전망 등을 고려하면 막대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퍼스트페이스는 일본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지난 2018년 12월 지문인식 및 얼굴인식 특허에 대한 침해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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