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다로' 日고노 "온라인 비방, 당당히 차단하겠다" 지만...
2021.09.23 15:44
수정 : 2021.09.23 15:44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당당히 차단하겠다."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타인에 대한 비방, 중상을 단호히 그만두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트위터에서 차단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자신의 '악플러(악성 댓글) 대처법'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이라면 온라인에서 비방 중상을 받아 마땅하다거나, 연예인은 공인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풍조가 있지만 누가 대상이라도 그런 비방, 중상은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위터의 '차단' 기능 활용을 예로 들었다.
고노 행정개혁상의 트위터 팔로워는 약 242만명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베 신조 전 총리(228만명)가 일본 정치인 가운데 1위였으나 최근 고노 행정개혁상이 역전했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앞서 지난 18일 인터넷 동영상 중계 사이트 '니코니코 생방송'에 출연해서도 "당당히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악성 댓글에 대한 차단법이라면 끄덕일만도 하지만, 그가 담당한 정책에 대해 비판의 글을 게시한 사람들마저 차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그의 소통 자세를 놓고 우려의 눈길이 만만치 않다. 일본의 한 언론 매체는 그의 행보를 놓고 "국민의 비판에 귀를 막아 버리고, 자신의 팬들에게만 둘러싸이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실제 최근 일본 트위터에서는 '#고노씨에게 차단되었습니다'라는 해시 태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노 행정개혁상이 차단한 트위터 이용자 중에는 해외에서 수차례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소다 카즈히로나 10여년 전 고노 장관을 인터뷰한 적 있는 작가도 차단 목록에 올랐다. 이를테면 지난해 6월 방위상으로 재임할 당시 항공 자위대 '블루 임펄스'가 도심 비행을 한 데 대해 고노 장관에게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 달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가 차단당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실제 2018년 외무상 재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러일 관계에 대해 추궁성 질문을 받자, "다음 질문 해주세요"라고 반복, 회견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