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사망' 故이 중사 아버지 "軍 부실수사에 분노..특검 도입해야"

      2021.09.28 14:42   수정 : 2021.09.28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선임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 중사의 부친 이모씨가 군 당국의 사건 수사에 반발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부친 이씨는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며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공군 고등검찰부장, 공군 20비행단 군검사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하자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이들도 다 수사 대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 중사의 이름과 얼굴도 공개하며 군 수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28일 오전 군인권센터는 이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군 당국의 수사 결과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국방부가 수사를 맡아 시작한 날로부터 120일째로, 국방부는 이제 수사를 종결하고 곧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면서 "분노가 치밀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최고 상급자와 지휘, 수사라인까지 포함한 엄정 처리를 지시했지만 부실수사가 이뤄졌고 일부 수심위원들이 군검찰을 옹호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보강수사는 안 된다. 군이 하는 재수사는 절대 안 된다"며 "대통령에게 항명한 자들, 계속 사건을 은폐하고 불기소를 남발하고 거짓보고를 했던 모든 자들이 수사대상"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공군본부 지휘부, 비행단장 등 지휘관, 군사경찰단장 등 수사라인, 양성평등센터, 국방부검찰단, 국방부조사본부, 감사관실 모두가 그렇다"며 "특검 제도를 이용해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유가족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저는 중대한 결단을 할 것"이라며 "군 의문사로 군에서 억울하게 숨진 모든 국군 영령들과 그들의 가족들과도 함께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2014년 선임병들의 구타로 사망한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도 참석했다.

윤 일병 어머니는 "승주의 죽음을 조작하고 은폐하려 했던 이들이 버젓이 떵떵거리며 군 생활을 이어갔다. 그 결과가 오늘로 이어진 것 같아 참담한 마음"이라며 "그렇게 살아도 벌 받지 않고 잘 살 수 있다는 걸 본 군인들이 오늘 이 중사의 죽음과 엉망이 되어버린 수사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군이 잘못한 일은 군에 수사를 맡겨선 안 된다는 교훈은 대체 몇 사람이 더 죽어야 이해될 수 있을까"라며 "이제라도 특검을 도입해서 민간에서 공정하게 수사해 끝까지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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