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이재영·다영, 결국 사과없이 그리스行 비행기 탄다

      2021.09.30 05:06   수정 : 2021.09.30 0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과와 양해는 없었다. 그렇게 그녀들은 그리스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며 물의를 일으킨 여자배구의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결국 해외리그로 이적하게 됐다.



9월30일 스포츠계 등에 따르면 국제배구연맹은 직권으로 두 선수에 대한 국제이동동의서를 발행하기로 했다.

대한배구협회는 마감시한이었던 전날(9월29일) 두 선수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공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보낸 것으로, 쌍둥이 자매가 그리스 PAOK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이적 시 자국 협회에 연봉 5%)를 보낼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협회는 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두 선수의 해외 이적 반대 입장을 다시 밝혔지만, 권한을 가진 FIVB는 직권으로 ITC를 발행하기로 했다.

ITC 발급과 관련된 여러 분쟁 사례들을 검토한 끝에 두 선수의 과거가 '사회적 물의'로 보기 어렵다는 FIVB의 해석 덕분에 쌍둥이 자매의 배구 커리어는 계속 이어진다.

■국내에서 징계 받자 해외리그 타진
국내 여자 배구 간판스타였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올해 2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중학교 시절 후배, 동기들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학폭 이력이 알려지면서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원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무기한 선발 제외 징계를 받았다. 이후 흥국생명은 지난 6월 30일 두 선수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자숙이 아닌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터키 스포츠 에이전시 CAAN을 통해 그리스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다.

배구협회는 ITC 발급을 거부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연맹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자는 해외 진출 자격이 제한된다.

이에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FIVB를 통해 활동을 타진했다. FIVB는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과거가 '사회적 물의'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고, 결국 그리스 리그 활동이 가능해졌다.



■연봉은 10분의 1로..."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

그러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선택을 놓고 "신중하지 못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리스 여자배구 리그도 수준이 한국에 비해 크게 떨어져 주목받지 못하는 무대이기 때문. 또한 PAOK에는 이미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뛰고 있어 확실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몸값도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맺으며 이재영은 6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2억원), 이다영은 4억원(연봉 3억원·인센티브 1억원)을 받았다. 국내 최고수준 연봉으로 두 사람을 합쳐 10억 원에 달했다.

그리스 매체 FOS에 따르면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새 소속팀과 각각 4만유로(5500만 원)에 1년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1억1000만원 수준이다.

무엇보다 국내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사라졌다.
배구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두 선수의 해외 이적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적을 추진한 만큼 이제 태극마크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나 오랜 기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면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었는데 아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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