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미국 디폴트 직면..의회가 빨리 부채한도 늘려달라"
2021.09.30 06:49
수정 : 2021.09.30 0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게도 ‘국가 부도의 날’이 올까. 미국 재무장관이 의회를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은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다음 달 18일경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다음 달 18일까지 올리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한) 재무부의 특별 조치들이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미국의 국가 부도는 미 경제에 극심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가 부채 한도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빚을 얼마까지 낼 수 있는지를 법으로 정한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28조7800억 달러로 법정 한도인 22조 달러를 초과한 상태다.
연방정부는 이 한도가 적용되기 시작한 올해 8월부터 국채 발행 등으로 새 빚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두 달간은 국고에 남은 현금과 각종 비상조치를 동원해 연명했지만 곧 한계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옐런 장관이 그 시기가 10월 18일이라고 의회에 통보한 것이다.
미국은 과거에도 부채 한도에 관한 의회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막판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의회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뤄 국가 부도가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결국엔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주요 금융회사들은 만일의 사태에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도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며 “의회가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해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혹시나 있을 디폴트 사태가 환매 시장과 금융 시장, 거래처와의 계약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시나리오별로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집권 민주당은 부채 한도 적용을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27일 상원에 상정했지만 상원 전체 의석수의 절반을 갖고 있는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복지 예산을 철회하거나 양보하지 않으면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데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