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못 받는' 일 없도록 적극 홍보해야

      2021.10.04 15:50   수정 : 2021.10.04 1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마련한 학교 밖 지원센터 등을 이용하는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 10명 중 1명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부 지원을 적극 안내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꿈드림센터'서 희망 발견한 학교 밖 청소년들
4일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는 학교 밖 지원센터 '꿈드림'은 220개소다.

꿈드림센터는 청소년 개인 특성과 상황을 고려해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등을 제공한다.

학교와 달리 꿈드림센터는 밀착 일대일 관리가 가능하다.
가정불화로 대인기피증을 겪다 자퇴한 김정연씨(19)도 꿈드림센터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진로를 찾았다. 정연씨는 대인기피증으로 센터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센터 지원으로 종합심리검사와 10차례의 개인상담, 가족힐링캐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차츰 마음을 열었다.

이후 정연씨는 검정고시 학습지원을 받아 2019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전산세무회계 등 자격증도 취득했다. 정연씨는 "학교에 지금까지 다녔다면 오히려 아직도 심리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악화됐을 것 같다"며 "거기서 빠져나오니 새로운 걸 접하게 되고, 좀 더 내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뒤 방황하다 자퇴한 유현곤씨(23)도 센터를 통해 처음으로 공부에 흥미를 느꼈다. 현곤씨는 "학교에서 같은 질문을 해도 공부 잘하는 애들이 물어보는 것과, 내가 물어볼 때가 다르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센터에서는 수업과 전혀 다른 질문을 해도 답변을 해주는 등 학생들이 1순위인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김선 화성시꿈드림센터 팀장은 "아이들에게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게 우리가 함께할게'라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아이들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원받는 경우는 10명 중 1명…"적극 발굴 필요"
하지만 실제로 센터를 통해 지원을 받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많지 않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 정보연계는 2018년 7만684건에서 2019년 4만7358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는 전체 학교 밖 청소년 39만명의 12.5% 수준이다.

이에 지난 2월 자동연계 법제화 내용을 담은 학교밖청소년법이 개정돼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된 학교밖청소년법은 초등학교·중학교 등 의무교육단계에서는 학업중단 청소년의 개인정보 사정동의 절차를 사후동의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사전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의 정보가 지원센터로 바로 넘어간다.

여전히 고등학생의 경우 자동연계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학교 현장에서 학교 밖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연씨와 현곤씨 모두 스스로 센터를 찾은 경우다. 정연씨는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센터를 찾았고, 현곤씨 역시 검정고시 준비를 하다 온라인 꿈드림센터 사이트를 발견해 센터를 알게 됐다.

김 팀장은 "아이들은 학교에 나가기 싫었던 원인에 대해 "네가 잘못해서 그렇다"며 아이 편을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 힘들어한다"며 "센터의 역할은 여러 가지 불가피한 환경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 혼자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를 센터에서 함께 헤처나가고, 흥미있는 분야를 같이 찾아가는 등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코로나19로 비대면 지원이 확대돼 은둔형 아이들에게도 지원이 가능하게 된 상황을 반영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창기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 밖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교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를 적극 활용하고, 부적응 학생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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