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대출 다 막힌다" 혼란… 토스뱅크는 '개업 특수' 눈치

      2021.10.04 18:10   수정 : 2021.10.04 20:31기사원문
최근 한 달간 쏟아지는 각종 대출관련 규제 압박에 은행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주요 시중 은행들은 대출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고객들은 은행들이 하루가 다르게 상품별로 대출한도 축소, 대출금지 등을 발표하자 대출 가능한 은행을 찾아다니는 '대출난민' 신세로 전락했고, 은행 직원들은 이들을 응대하느라고 진땀을 빼는 형국이다.



불똥은 인터넷은행에도 튀고 있다. 그동안 대출 규제가 느슨했던 인터넷은행들도 각종 대출 조이기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런 와중에 5일 출범하는 국내 세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은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은행 직원도 고객도 혼란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을 규제한다고 하는데 사실이냐. 일부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줄였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아직 가능한 건가. 내년에 이사할 것인데 전세자금 대출이 벌써부터 걱정이다."(A은행 김포C지점 고객)

"당행도 대출한도 축소, 대출금지 등 대출관련 규제가 발표되는 건가. 고객들의 향후 대출 가능성에 대해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B은행 마포 D지점 직원)

최근 은행 영업점은 대출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객 문의는 평소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내년도 전세대출 가능성까지 물어보는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김포에 위치한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평소 10~20건의 대출 방문 문의가 두 배 정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문의 내용도 다양해졌다. 부동산 매매, 전세계약 전후 고객들이 대출제한(한도축소, 금리상향, MCI&MCG 보증발급 제한 등)을 우려해 향후 전망에 대해 묻거나 다른 은행에서 거절 당한 후 대출 가능성에 대한 문의도 많다. 또 같은 은행이라도 영업점별로 월별 한도를 관리해 대출이 제한되는 곳이 있어 대출 가능한 지점을 확인해 달라는 문의도 있다. 금리인상 소식도 들리면서 금리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아직 대출 여력이 남아 있다고 알려진 일부 은행에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2조 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88% 늘었다. 금융당국이 정한 증가율 목표치인 6%에 맞추려면 앞으로 5대 은행에서 나갈 수 있는 대출액은 총 7조5000억원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을 고려하면 올해 12월에는 주요 은행에서 대출을 모두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본격 출범 앞두고 대출 절벽

인터넷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카카오뱅크가 연말까지 '마통' 개설을 중지한 데 이어 케이뱅크도 지난 2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가량 줄였다. 이처럼 당국발 대출절벽이 2030의 유동성 숨통이었던 인뱅들로도 뻗치면서 당장 5일 출범하는 토스뱅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번뿐인 '개업 특수'를 기대하는 토스뱅크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공격적 영업에 나서려고 했지만 당국의 입장 역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경우 신규 영업을 시작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율 총량규제에서 다른 은행보다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방침이 워낙 강력하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어 초반에 공격적으로 가입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는 지적 역시 함께 나온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당국 요청으로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과거 금액 등 제한을 걸고 중단했던 사례가 있지만 일괄적으로 신규 개설을 전부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케이뱅크도 지난 2일부터 신용대출 3종세트인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대한도를 축소했다. 최대 2억5000만원까지였던 신용대출은 1억5000만원으로 1억원 줄었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및 신용대출 플러스는 최대 1억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 역시 이달 중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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