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요오드 99% 흡수하는 광물 찾았다

      2021.10.06 09:29   수정 : 2021.10.06 09: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방사성요오드를 99% 흡수하는 천연광물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이용해 지하 방사능 폐기물 처분장에서 방사능 누출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 없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처분성능실증연구부 이승엽, 권장순 박사팀은 방사성요오드의 지하 누출을 차단할 수 있는 천연물질을 발견하고 관련 반응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승엽 박사는 6일 "현재 운영 중인 원전에서도 활용 가능한 새로운 방사성요오드 정화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하 방사능 폐기물 처분장에서 천연광물 '공작석'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 공작석이 방사성요오드를 흡수하고 더 단단한 광물 '마샤이트'로 변신한다는 사실을 5년간의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방사성요오드의 지하 누출이나 이동을 막는 것은 세계적 난제로 꼽히고 있다. 방사성요오드는 우라늄, 세슘 등 다른 핵종들과 달리 음이온의 성질을 지녀 사용후핵연료를 감싸는 점토질 완충재와 주변 암석·광물 표면에 거의 달라붙지 않고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방사능 폐기물을 보관하는 구리용기가 부식되면서 구리이온이 지하수의 탄산이온과 결합해 공작석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공작석이 지하수의 다양한 음이온 중 방사성요오드만 선택적으로 흡수해 마샤이트 광물로 변신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워낙 극적이라 마치 트랜스포머 로봇과 같이 '변신'한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샤이트는 지하 환경에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또, 방사성요오드를 꾸준히 흡수해 지속적으로 결정이 성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공작석을 이용하면 처분장 밖으로 흘러나갈 수 있는 방사성요오드를 99% 이상 영구히 붙잡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처분장 환경에서 추가 물리화학적 조치 없이 친환경적으로 방사성요오드를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이승엽 박사는 "미래 건설될 지하처분장에서 이번 연구성과를 적용할 수 있도록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실증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달 환경 분야 국제 저널인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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