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조성은 녹취록 공개 파문..'고발사주' 의혹 '2R' 돌입
2021.10.07 16:09
수정 : 2021.10.07 16: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 씨의 통화 녹음 파일 2건이 복원되고 일부 내용이 유출되면서 '고발사주'의혹이 또다시 대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추악한 실체가 드러났다"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새로운 사실이 없다"면서도 공수처의 녹취 파일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결정적 증거가 없이 진실공방만 이어졌으나 녹취 파일 복원으로 2라운드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야 모두 수사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수처 수사 결과 파장 촉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복원했다는 녹음 파일 내용을 종합해보면 김 의원은 "우리가 만들어서 보내줄께 그냥 내지 말고 왜 인지 수사 안 하냐고 항의를 해서 대검이 억지로 받는 것 처럼 하라. 내가 얘기해 놓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색을 빼야 한다", "나는 빼고 가야 한다"는 발언도 있다고 한다. 앞서 조씨가 언론에서 “김 의원이 고발장 전송 후 전화로 ‘꼭 대검 민원실에 접수시키라’고 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뒷받침할 녹음 파일이 이번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손준성 파일'의 고발장을 조 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잘 모른다"던 김 의원도 사실상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고발사주 의혹은 지난해 총선 직전이던 4월 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가 핵심 쟁점이다. 다만 고발장이 실제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이같은 녹취록 등장에도 김 의원과 손 검사이 실제 개입했는지, 혹은 배후가 있는지도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전망도 쉽지 않아 보인다.
■與野 검찰 쿠데타 공방 가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이 덮고 싶은 추악한 비밀이 공개됐다"며 "국민의힘은 즉시 김 의원을 제명하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모든 정황의 처음과 끝에 윤 전 총장이 있다"며 "헌정사상 유례없는 정치 검찰총장과 검사들의 선거 개입 시도와 검찰 쿠데타의 민낯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에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녹취 파일의 유출과 관련, "당내 경선(일정)에 맞춰 이런 걸 (유출)한 것 같다"며 "자기들 얘기고, 어제오늘이 경선 당원 투표"라고 선을 그었다. '자기들 얘기'란 당시 윤 총장 자신이 측근이 모두 좌천되며 사실상 식물총장으로 고립무원의 처지여서 이번 사건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별다른 새로운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김 의원이) 조씨에게 그런 요청을 했으나, 조씨는 추가적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 팩트 아닌가”라고 했다.
수사 진행 내용 일부가 언론 취재로 흘러나오는 경우는 있어도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복원한 녹음 파일 등 핵심 증거 내용이 거의 통제로 유출된 것은 드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