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원 들인 제주 섬지역 '연료운반선' 운항 실적 전무
2021.10.13 20:09
수정 : 2021.10.13 20:33기사원문
■ 2020년 260톤급 ‘섬사랑호’ 건조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28억원을 들여 만든 도서지역 연료 공급 전용 운반선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올해 운항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13일 제주도 해양수산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서지역 연료 운반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도서지역 연료운반선에 대한 올해 운항 실적을 확인한 결과, 단 차례의 운항 기록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당초 월 1회 연료운반선 운항해 민간 화물선에 의존하고 있는 불확실한 에너지 공급과 생필품을 보급하겠다던 취지 자체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연료운반선 건조비용을 제외하고 운영비로 2억5000만원이 편성됐다”며 “그런데 선박 운항에 필요한 최소 인력도 안 되는 3명만 채용돼 운항을 위한 기본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미 제주도와는 별도로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매해 민간 해운업체에게 연료를 포함해 생활필수품 해상운송비를 지원하고 있어 사업이 중복되고 있는 만큼 통합적 운영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특히 “기존 어업지도선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연료운반선이 실질적으로 운항될 수 있는 대책을 즉각 강구해야 한다”면서 “연료운반만이 아닌 해양쓰레기 수거 등을 위한 복합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양홍식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선박 건조 자체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두 행정시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통합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히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020년 도서지역 연료 운반 등을 목적으로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연료운반선 건조사업 공모에 응모해 총 28억원(국비 10억원·도비 18억원)을 들여 260톤급 ‘섬사랑호를 건조했다. 연료 공급문제로 불편이 커 민원이 제기된 8개 유인도서(우도·상추자도·하추자도·비양도·횡간도·추포도·가파도·마라도)에 가스(LPG)와 석유 등 연료와 생활필수품 운반·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제주 부속 섬 8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2397가구 4258명으로 집계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