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집단대출 재개… 13조5천억 더 풀린다
2021.10.14 18:21
수정 : 2021.10.14 18:21기사원문
앞으로 3개월간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풀면서 은행권은 연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하고 13조5000억원가량의 대출여력이 생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일률적으로 대출을 규제하던 총량관리 정책에서 한발 후퇴해 '대출의 문'을 다시 여는 모양새다.
그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6%대로 잡으면서 대출이 이 수준에 도달한 시중은행들이 전세대출을 비롯, 각종 대출을 중단하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혼란과 반발이 일었다.
14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대출 관련 실수요자 보호와 관련해서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연말까지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어 "실수요자가 이용하는 전세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4·4분기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총량관리를 하는 데 있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전세대출 증가로 인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관리목표(6%대)를 초과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 주요 은행과 전세대출 및 집단대출 관련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4·4분기까지 전세대출은 가계부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전체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선이고 전세자금대출은 전체 주담대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7월 2조8000억원, 8월 2조8000억원, 지난달 2조5000억원으로 변했다.
금융당국은 또 4·4분기 중 입주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도 잔금대출 중단이 없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총량규제에 따른 잔금대출 중단으로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잔금대출은 일단은 규제대상에 포함됐으나 향후 가계부채 대책에서는 전세대출처럼 제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방침에 소극적이나 여당에서 개인 잔금대출도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위원장은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은 이르면 다음주 발표된다"며 "가계부채 총량 6%대 관리를 지속해왔는데 (대책에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이 나온 이후 문재인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실요자의 대출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일선 은행지점 등에서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실수요자를 위한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차질 없도록 공급하라"고 주문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