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죄' 찍힌 마윈, 반도체 굴기로 만회 나선다

      2021.10.20 18:04   수정 : 2021.10.20 18: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온라인 쇼핑기업 알리바바를 반도체 생산기업으로 진화 시키기 위한 발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속에서 알리바바가 반도체 직접 제조에 나설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염원하는 '반도체 굴기'에도 일조할 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일 중국증권망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산하 반도체 설계기업 핑터우거는 '2021 클라우드 서밋'에서 클라우드 서버에 활용이 가능한 '이텐 710'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신 개발 칩은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됐다.

알리바바는 "성능은 기존 칩에 비해 업계 평균 20%를 넘어 50% 이상 뛰어나다"면서 "아마존과 화웨이를 능가하는 현재 공정상 가장 첨단 칩"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만약 반도체 설계능력을 가진 알리바바가 '중국 반도체 굴기' 상징으로 꼽히는 칭화유니그룹까지 인수해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면 강력한 반도체 제조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알리바바는 칭화유니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 7개 기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칭화유니는 파산 구조조정 절차 개시 후인 지난 7월 전략 투자자 유치 공고를 냈고 알리바바는 민영기관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

알리바바의 칭화유니 인수는 반도체 설계부터 수요까지 일원화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알리바바는 반도체 직접 생산계획은 당분간 없고 설계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업계 일부에선 이런 알리바바가 2년 만에 내놓은 반도체 칩이라는 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점, 중국 정부가 미국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천명했다는 점 등을 주목하고 있다.

마윈이 중국 정부의 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도체 개발에 단기간 집중적으로 공을 들였고 결국 성과를 내게 됐다는 추정이다. 정부에게 박힌 '미운털'을 뽑아내기 위한 마윈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마윈이 중국을 떠나 스페인에 체류하고 있다는 보도가 홍콩 언론으로부터 반도체 개발 발표와 같은 날 나왔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후 출국을 금지당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알리바바 주주인 체리 라이를 인용 "이는 규제 당국이 알리바바와 관련한 그들의 문제를 해결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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