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일자리 없는데…" 취업·알바 백신 미접종자 꺼린다
2021.10.24 15:18
수정 : 2021.10.24 15: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민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구직시장에서도 '백신 접종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업체들은 구직공고에 아예 '2차 접종 완료자'를 찾고,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에 '접종 완료'를 기재하기도 한다. 백신접종률이 여전히 60%대로 낮은 20~30대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선 "안그래도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데 백신 안 맞으면 이제 알바도 못한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24일 정부의 코로나19 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22일 기준)에 따르면 20대 백신 접종률은 66.6%, 30대는 66.1% 수준이다. 20~30대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령대다.
취업 준비생 A씨는 "요새는 면접볼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게 백신 접종을 했냐는 것"이라며 "미접종자는 채용을 안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접종은 인정도 안해준다고 한다"며 "면접에서 광탈할까봐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실제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채용시 신규 입사자에게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최근 중소기업 인사·채용 담당자 2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10곳 중 4곳은 백신 접종 권장을 위한 사내 보상 제도 등을 도입했다.
알바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정부가 식당·카페 등의 운영시간 제한 해제, 유흥시설 등에 '백신 패스' 도입 등을 검토하면서 알바 채용시에도 접종 완료자를 우대한다. 미접종자도 채용하는 알바를 찾고 있다는 B씨는 "백신 알러지로 인해 독감주사를 맞고 쇼크가 온 적이 있이 있어 코로나 백신을 맞지 못한다"며 "백신 패스 같은게 시작되면 일을 아예 못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는 기저질환 등 건강문제, 종교적 이유, 부작용 우려 등 다양하다. 미접종자 C씨는 "나중에는 알바라도 구하려면 백신 패스를 보여줘야할 것 같은데 사실상 반 강제"라며 "부작용 확률이 낮아도 나에게 발생하면 100%"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기보다 접종 완료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원서에 '접종 완료'를 기재하는 구직자도 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에서 먼저 나타났다. 미국은 주요 기업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어, 구직자들은 링크드인 사이트에 이력서와 함께 백신 접종 여부를 반영하고 있다.
기업이나 고용주 입장에서는 집단 감염 등의 우려로 백신 접종 여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기업에서는 최근 새로 입사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신입직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층을 사용한 전원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일부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 자가격리를 했다. 한 직장인은 "수백명이 일하는 회사 건물에 다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연쇄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집단 생활을 하는 만큼 백신 접종을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나 기저질환 등을 이유로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 48시간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확인서를 지참하면 백신 패스와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