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제주도정, UAE로 넘긴 ‘COP28’ 유치한다고?
2021.10.26 14:20
수정 : 2021.10.26 16:2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느닷없이 26일자 모 지방지 1면에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을 유치하겠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해당 광고는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기에 처했다’며 ‘제2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탄소 없는 섬 제주에서 유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단에 지문 바탕에 굵은 노란색 글씨로 실려 행사 유치를 위한 제주도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30년 부산 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받는 대신, 제주도가 ‘2030 탄소 없는 섬’ 실현을 위해 희망했던 COP28 개최를 아·태지역 내에서 경쟁을 벌여온 아랍에미리트(UAE)에 양보했다.
정부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과 유치 양보로 제주도민들의 염원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지난 19일 정부의 COP28 UAE 개최와 함께, COP33 한국 개최를 상호 지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COP28 제주 유치 홍보활동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정부가 재도전을 약속한 ‘2028년 COP33’ 유치로 전략을 수정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향후 일정과 조치도 논의를 거쳐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물 건너 간 COP28 유치 광고를 내고 도민들과 약속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돼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자초했다. 아무리 실무진의 착오라지만, 씁쓸한 뒷맛과 함께, ‘제 돈도 이처럼 허투루 쓰겠는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