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상해치사' 30대 혐의 인정…"백번 사과"

      2021.11.04 12:26   수정 : 2021.11.04 14: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인 고(故) 황예진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4일 오전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31)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얼마든지 백번 사과할 의향이 있다"며 "(피해자 측과) 합의할 의사가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의 인적 사항도 모르고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에 시도할 처지가 못 됐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은 공판을 보러온 가족·친지 등으로 가득 찼다.
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이씨가 눈물을 보이자 방청석에서는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유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재판 진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 소재 황씨가 지내던 오피스텔 8층에서 황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1층 출입구 앞 복도에서 황씨의 목, 머리 등을 10회 가량 밀쳐 유리벽에 부딪치게 하고, 몸 위에 올라타 황씨를 여러차례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황씨가 뒤따라오자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이후 의식을 잃은 황씨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며 바닥에 방치했다. 황씨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외상성 뇌저부지주막하출혈(뇌출혈) 증세로 3주간 의식불명으로 지내다 끝내 지난 8월 17일 사망했다.

이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8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앞서 이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의료진 소견을 토대로 죄명 변경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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