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니 최후의 걸작 오페라 '청교도' 솔오페라단 10년만에 무대 올린다
2021.11.07 19:17
수정 : 2021.11.07 19:17기사원문
7일 솔오페라단(단장 이소영)에 따르면 오페라 청교도는 오는 12일 오후 8시, 13일 오후 7시, 14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세 차례 공연된다.
오페라 청교도는 1996년 국립오페라단이 최초로 소개한 이래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만나게 되는 오페라로 해외에서도 자주 공연되지 않는 오페라다.
벨칸토의 화려한 기교와 특히 F5까지 올려야 하는 극 고음을 소화할 수 있는 테너를 찾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가성으로 처리하거나 생략하기도 하지만 그 이외에도 하이 C#이라는 고음과 긴 호흡, 벨칸토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테너를 찾기가 어려운 데다 초절기교를 구사해야 하는 폴로네이즈와 광란의 장면을 소화할 수 있는 성악가를 찾기란 쉽지 않은 까닭일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작품의 완성도와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자주 무대에 올려지지 않는 작품이다. 1845년부터 1906년까지는 무대에 올려졌다는 기록조차 없다.
하지만 불세출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에 의해 세계 여러 오페라하우스의 메이저 레퍼토리로 다시 부활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10년 만에 공연되는 것으로 놓칠 수 없는 모처럼의 기회다.
벨리니는 33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파리에서 최후의 걸작 청교도를 완성했다. 동시대인들은 그에게 또 하나의 '노르마'를 기대했지만 벨리니는 이전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달콤한 멜랑콜리가 가미된 작품을 내놓아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다.
동시대의 작곡가 도니제티의 선율이 귀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움에 치중했다면 벨리니는 그 아름다움에 깊은 우수와 우아한 기품, 심금을 울리는 슬픔을 담고 있어 쇼팽은 임종의 순간에도 그의 음악을 듣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는 아름다운 선율의 창조자로 그의 양식은 서정적으로 극히 세련되고 화성은 매우 감각적이고 표정이 풍부한 선율로 긴 호흡 위에 우아한 굴곡을 갖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벨리니 오페라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인 청교도이다. 프랑스의 취향에 영향을 받은 벨리니는 레치타티보로 조심스럽게 분리된 개별적인 아리아와 앙상블을 활용해 '넘버' 오페라의 형식을 계속 확장해 나갔다.
청교도의 매력은 청교도 혁명이라는 영국 내전의 역사와, 왕당파인 아르투로를 사랑하지만 그와 헨리에타 마리아 여왕의 관계를 오해해 미쳐버린 의회당원인 여주인공 엘비라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엮어내었다는 것이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