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혼숙 확인 안 한 무인텔 운영자 ‘무죄’ 선고

      2021.11.10 17:34   수정 : 2021.11.10 17:34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남녀 청소년들이 무인모텔에 혼숙을 하다 적발됐지만, 숙박업자에게는 청소년과의 이성혼숙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무인모텔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7시쯤 남녀 청소년들을 출입시켜 혼숙이 가능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 공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다. 무인결제시스템으로 결제를 하면, 곧바로 객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여서 투숙객 확인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청소년들이 호텔에 투숙할 당시 호텔 앞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 그들이 투숙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혼숙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통해 혼숙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일관된 주장도 펼쳤다.

무인모텔은 주인이나 종업원 없이 이용자들이 자판기로 숙박료를 결제하면 투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재판부는 A씨의 변론을 인정했다.
A씨의 유죄가 인정되려면, 적어도 모텔에서 청소년들이 혼숙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지만, A씨는 미필적으로나마 그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무인결제시스템을 통해 현금 5만원을 투입해 열쇠를 받아 출입했다고 진술하는 점, 청소년의 이성 혼숙을 방지하기 위한 설비 설치와 관리 등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는 A씨가 남녀 청소년의 이성 혼숙 사실을 알았다거나 이성 혼숙을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사유를 밝혔다.


한편 대법원 판례는 일반 숙박업소의 경우, 청소년의 이성혼숙을 비롯한 풍기문란 영업행위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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