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지유' 추출물이 암세포 성장을 막았다

      2021.11.15 06:30   수정 : 2021.11.15 0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장암에 걸린 생쥐에게 오이풀의 뿌리 '지유'에서 추출한 물질을 투여한 결과 종양의 크기를 최대 60%이상 줄었다. 또한 현재 처방되는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때 최대 90%까지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얻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팀은 한약재로 쓰이는 '지유'에서 추출한 물질이 면역세포가 암세포 공격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밝혀냈다.



제1 저자인 이은지 박사는 "약물 상호작용 연구, 임상시험 등 지속적인 후속 연구를 통해 탈모, 간독성 등 부작용이 없는 항암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활성화된 T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PD-1'이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PD-L1'과 결합하게 된다.
이때부터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한다.

면역항암제는 T세포의 PD-1에 달라붙어 암세포의 회피 기능을 억제한다. 이는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작용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우선 지유 추출물 농도를 달리해 대장암에 걸린 생쥐에 투여했다. 0, 25, 50 ㎍/㎖ 등 3가지 실험군에 이 물질을 투여하고 72시간 뒤 살펴봤다. 그결과 투여하지 않은 실험쥐에 비해 25㎍/㎖를 투여한 실험쥐는 종양이 40% 정도 성장이 억제됐다. 또 50㎍/㎖를 투여한 실험쥐는 최대 60%까지 종양이 줄어 들었다.

이와함께 연구진은 지유 추출물과 키트루다, 둘다 투여하는 4가지 실험군의 생쥐를 놓고 살펴봤다. 그결과 지유 추출물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생쥐에게서는 암세포가 90% 이상 억제됐다. 또 키트루다 단독 투여한 생쥐는 암세포가 70% 억제됐으며, 지유 추출물로는 종양의 크기가 40%까지 줄어들었다.

제1 저자인 이은지 박사는 "이번 항암면역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소재 '지유'를 기반으로 하며, 기존 면역관문 치료제 '키트루다'와 치료 상승효과도 뛰어나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프론티어스(Frontiers in Immunology)'에 게재됐다.

한편,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면역기능을 개선시켜 암을 치료하는 '면역 항암제'가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면역관문차단제는 면역항암제 중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제로 현재 7개 품목이 승인돼 있지만, 아직 낮은 반응률(10명 중 2명)과 면역과민 반응 등의 부작용으로 이를 보완할 신소재 발굴이 필요한 실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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