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건부 계승’… 尹, 종전선언 보다 ‘안보강화’

      2021.11.16 18:07   수정 : 2021.11.16 18:16기사원문
한국이 공을 들여온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간 종전선언 의미를 놓고 견해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는 종전선언을 포함해 차기정부의 한·미동맹 관계 설정의 골간을 미리 들여다볼 수있다는 점에서 두 후보간 외교적 리더십이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6일 종전선언에 대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평화체제 전환'을 언급하는 등 종전선언이 가시권에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한·미간 합의사항으로 당사자인 북한에 종전선언 내용을 전달할 시점과 방법에 대해선 확정할 수없다는 난제가 있다.

■평화 프로세스 계승 vs 종전선언 반대

먼저 종전선언과 관련해 두 후보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승한다는 방침으로 종전선언과 그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인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종전선언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는 종전선언이 '입구론'적인 가치가 있다는 데 문 정부의 대북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라며 "윤 후보는 무엇보다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보수진영의 전통적 안보관을 가지고 있다. 종전선언을 지금 상황에서 먼저 하는 것은 한국의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안보연구센터장은 "현 정부는 종전선언을 임기 마지막 소명이라고 인식하는 듯 국내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에게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라며 "반면 윤 후보는 종전선언의 부작용을 제기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

반 센터장은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유엔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의 정전협정도 묵살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라며 "평화협정이 맺어진다 하더라도 북한이 이를 준수할지 여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북한이 무리하게 후속 요구를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한국 입장에서는 안보위기에 직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가 문 정부만큼 남북관계를 중시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문 정부는 모든 걸 다 걸었다면 이 후보는 조금 더 상호주의 쪽에 가깝다"라며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대북 실리외교 추구해야

이번 정권에서 한반도 평화만을 부각하다 놓친 것들이 많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다음 정권에서는 실리적인 외교적 관심을 기울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제언들이 나왔다.

반 센터장은 "실질적으로 북핵 관련 한미의 공조수준을 높임으로써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억제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다소 소원해진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나아가 결속력을 더욱 높이는 데 확장억제(미국이 다른 나라의 핵 능력 과시를 억제하는 전략)의 강화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국제질서의 원칙에 따라 상황을 다루겠다는 것, 그 부분이 중요하다. 그에 따라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구체적으로 실천가능한 원칙이 없었다"라며 "원칙대로 쭉 밀고 나가면 때로는 미국, 중국이 불쾌할 수 있으나 미중 갈등이 하루 이틀에 끝날 게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처럼 양쪽에서 모두 다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 정부는 임기 내내 거의 대북정책에만 모든 외교적 역량을 투여하다 보니 한반도와 동북아 밖으로 외교적 관심을 기울이는 데 소홀히 했다. G7에 초청받기도 하고 뒤늦게 신남방정책에 정책적 자원을 투여하기 시작했지만, 향상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외교를 하지 못했다.
다음 대통령은 외교안보 경제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더 관여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미·중일 4강 외교를 강화 조정해야 하고 대북정책도 다시 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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