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속도낼 수 있다" 미 연준 부의장
2021.11.21 05:44
수정 : 2021.11.21 05:44기사원문
리처드 클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 이른바 테이퍼링이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금과 같은 급격한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연준이 신속히 대응에 나서 물가 고삐를 잡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 채권매입 감축규모 월 150억달러에서 확대되나
10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0년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24일에는 연준이 물가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도 예정돼 있다.
클라리다 부의장 발언으로 미뤄 24일 가파른 물가 상승 흐름이 재확인되면 이미 시작된 연준의 테이퍼링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연준은 3일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이달부터 월 1200억달러어치씩 사들이던 채권을 매월 150억달러어치씩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달 150억달러, 12월 300억달러 등으로 채권매입 축소 규모를 늘려 내년 6월이면 채권매입이 끝나도록 하겠다는 시간표를 내놨다.
당시 연준은 필요할 경우 채권매입 축소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 정책 초점은 인플레이션에
클라리다는 19일 당시 관점을 재확인했다.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있고, 경제 성장률은 4·4분기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성장세가 강력하고, 인플레이션이 오를 위험이 높다는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 초점이 물가에만 오롯이 몰릴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24일 공개되는 지난 2~3일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클라리다는 1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지금부터 12월(14~15일 FOMC) 회의 사이에 나오는 지표들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12월 회의에서 지표들을 토대로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필요할 경우 즉각 금리인상할 수 있게 준비해야"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금리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19일 테이퍼링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요할 경우 즉각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연준이 채권 매입을 하루 빨리 끝내놓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금융안정센터(CFS)가 주최한 행사에서 "노동시장의 급속한 개선과 인플레이션 데이터 악화를 감안할 때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면서 "내년 통화완화 철회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국채 수익률, 20개월만에 최고치
클라리다 부의장과 월러 이사의 '매파' 발언은 국채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연준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들의 발언이 알려진 뒤 큰 폭으로 올랐다.
0.07%포인트 뛴 0.51%를 기록했다. 지난주 초 기록한 20개월만에 최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7월 미국의 첫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