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美 반도체기지 확정…'뉴삼성'이 온다
2021.11.24 18:02
수정 : 2021.11.24 18:02기사원문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1900억원)를 투자하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기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 5월 미국에 제2공장을 짓겠다고 공식화한 지 6개월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마지막 매듭을 지으면서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496만㎡(150만평) 부지에 건설되는 새로운 반도체 라인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께 가동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메타버스와 관련한 최첨단 칩을 양산하게 된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이 중 테일러시 신규 라인과 평택 3라인은 이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한 핵심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5㎞ 떨어진 오스틴 공장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 용수·전력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정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텍사스의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과 유수 대학들을 통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한 점도 고려됐다. 테일러시는 공장 부지에 대해 10년간 재산세 92.5%를 보조금으로 환급하고, 이후 10년간 90%, 또 그 후 10년간은 85%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받는 세금 감면 혜택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약 1년을 끌어온 협상의 종지부를 찍었다. 직전까지 삼성은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등 5곳을 두고 고민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백악관 핵심 참모와 정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과 새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이 만난 백악관 인사는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인사는 "삼성이 텍사스에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공급망을 보호하고 제조 기반을 활성화하며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돼서 환영한다"는 백악관 성명을 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