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통령 대접을 안해주냐"…고성 오간 전두환 떠나는 날
2021.11.27 12:19
수정 : 2021.11.27 12: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27일 오전 7시 30분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영결식장 앞은 고성이 오갔다. 100여명의 보수 성향 시민들이 전씨를 추모하기 위해 영결식장을 찾은 것이다. 한 조문객은 "대통령이 평민이냐"며 "왜 전직 대통령을 전두환씨라고 적어놓느냐"고 소리쳤다.
이날 전씨의 영결식과 발인이 빈소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진행됐다. 발인이 이후 전씨 시신은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되며, 유해는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져 임시 안치된다. 전씨 사망을 두고 부인 이순자씨가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40분간 치러진 영결식에는 백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혼란스러웠다. 영결식이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추모객들은 영결식장 문 앞에서 "우리도 한 나라의 국민이다"며 문을 열어 달라며 소리쳤다. 한 추모객은 '5·18 발포명령은 전두환 대통령이 하지 않았다'는 팻말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결식장에는 민정기 전 비서관,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아들 전재용씨 순서로 입장했다. 영결식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가족을 포함 측근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순자씨는 처음으로 전씨의 과오를 사과했다. 이씨는 유족 대표로 나와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분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씨는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라며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씨는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 함께 했던 날들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없이 편안한 곳으로 보낸 것으로 감수해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남편은 평소 자신이 소망하던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 했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은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 전 장관은 "존경하는 대통령님 지난달 초 문안인사 차 방문한 저를 현관문 앞까지 나오셔서 잘 가라고 당부한 모습이 눈에 생생한데 왜 싸늘히 누워계시냐"며 "인자한 얼굴을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 운구차는 이날 오전 8시 17분쯤 빈소를 빠져나오자 지지자들은 "전두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을 외쳤다. 대구에서 온 김모씨(70대)는 "언론의 왜곡으로 후손들은 대통령님의 업적을 알지도 못한다"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채 대통령님이 눈을 감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씨의 유해가 향할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전씨는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은 전력으로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유해는 일단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