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가상자산 제도권 잰걸음...산업진흥-시장안정 '두 토끼'
2021.11.29 15:07
수정 : 2021.11.29 15:46기사원문
EU, 가상자산 규제샌드박스 담아 입법절차
유럽연합(EU)은 지난 해 유럽연합진행위원회(EC)가 제안한 가상자산시장 규제(Regulation on Markets in Crypto Assets, MiCA)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본격 입법에 나섰다.
MiCA는 EU 내 규제 공백 상태에 있는 가상자산 및 서비스 제공자를 규제하고 2024년까지 모든 회원국들이 가상자산 관련 단일 허가제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해 9월 EC가 MiCA를 제안했으며, 앞으로 유럽의회와 EC가 MiCA에 대한 입법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입법 절차가 완료되면 회원국은 가상자산에 대한 단일 규제체계 하에 놓이게 된다.
특히 MiCA는 기업들이 2022년부터 주식·채권 등 자산 클래스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한다. 또 라이선스 시스템을 통해 EU내에서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회원국들을 향해 "MiCA는 가상자산이 빠르게 진화해 EU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건전한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정책 입안자로서 우리의 정책이자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회원국들에게 연내 MiCA 규정에 동의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향후 MiCA가 EU에서 입법되면 회원국 내 △가상자산 보관 및 관리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 △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교환 △가상자산 간 교환 △가상자산 거래 중개 등의 서비스가 규제를 받게 된다.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한번 허가를 받으면 EU 회원국 내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美규제당국, 가상자산 제도 적극 마련
미국 규제당국도 기존 금융 서비스와 연계해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내년 정책 로드맵을 밝혔다. 제도권 금융시장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할 때 필요한 법적 근거 등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연방준비제도(Fed),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금융당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정책 스프린트 이니셔티브'를 소개하고, 내년 가상자산 규제 로드맵의 우선순위를 발표했다.
이들은 제도권 은행조직의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가상자산 매수와 매도의 촉진 △가상자산 담보 대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배포 △대차대조표상 가상자산 보유 관련 활동 등에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 관련 일관된 용어를 사용하도록 용어를 개발하고 △가상자산 관련 안전성·건전성, 투자자 보호, 규정 준수 등 위험요소를 파악·평가하며 △기존 규정 및 지침의 적용 가능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상자산은 은행 조직과 고객, 금융 시스템 전반에 잠재적인 기회와 위험을 제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각 기관이 보유한 지식을 결합한 것을 바탕으로 정책 스프린트를 결성했으며, 이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이 외에도 최근 금융시장 관련 대통령워킹그룹(PWG)이 스테이블코인이 연방 규제틀 내에서 쓰일 수 있도록 의회에 법안 제정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PWG는 "행정부 및 금융규제기관은 금융 혁신을 책임감 있게 육성하고, 일관된 규제를 촉진하며, 혁신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는 현재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시장 및 상품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