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5兆 국민연금, '전주연금'으론 대체투자 무리였나

      2021.11.30 08:33   수정 : 2021.11.30 10: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 노후자금 93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체투자 비중을 2026년까지 15% 안팎으로 늘리기로 한 상황에서다. 대체투자는 시장과 직접적인 소통이 중요한 만큼, 기금운용본부는 2017년 2월 전주 이전 후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11월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10.9%로 올해 말 목표비중 13.2% 대비 2.3%포인트 하회했다. 지난해 말 10.9%에서 9개월이 지나는 동안 한 발자국의 진전도 없었다.


12.4%인 기준비중으로도 목표비중을 1.3%포인트 하회했다. 기준비중이 목표비중 허용범위 내 존재하면 목표비중을 달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9월 말 대체투자는 수익률 10.12%로 해외주식(22.66%)에 이어 수익률 2위를 내는 자산군이다. 국내주식(8.23%), 해외채권(7.60%)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이런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여유자금 123조1000억원 중 15조1000억원을 배분키로 했다. 7조9000억원이 배분된 주식 대비 거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투자를 해야 할 인력들은 엑소더스(대탈출) 중이다.

지난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김현수 부동산투자실장과 김지연 인프라투자실장이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다. 사모벤처투자실을 포함해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3개 부서 가운데 2곳의 책임자가 동시에 퇴직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실장급 퇴사가 있었던 것은 지난해 7월께 수탁자책임실장 퇴사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에 40대의 오은정 미주부동산투자팀장과 윤혜영 미주인프라투자팀장을 각각 부동산투자실장 대행, 인프라투자실장 대행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투자실 운용금액은 33조원, 인프라투자실의 운용금액은 26조2000억원으로 두 곳의 운용금액은 전체 대체투자 자산의 과반(64.6%)을 넘는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다보니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은 매년 있어왔다.

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출신은 "대체투자 특성상 시장과 밀접한 소통이 중요하고, 딜을 발굴 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며 "서울로 간혹 출장을 가기도 했지만 물리적인 어려움이 늘 있었다. 코로나19로 미팅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결국 퇴사를 택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시병 의원은 2017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 “기금운용본부를 전주로 이전시킨 장본인”이라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회사는 미국의 중부 네브래스카주 인구 40만의 ‘작은 시골 동네’ 오마하에 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기금 캘퍼스(CalPERS)가 있는 새크라멘토도 인구 36만명의 작은 도시”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은 서울이 아닌 전주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국민연금이 단기투자보다 중장기투자에 주력하는 만큼 오히려 지역이 더 기금의 성격에 부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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