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12월 FOMC서 테이퍼링 속도낼 수도"...주가 폭락

      2021.12.01 01:44   수정 : 2021.12.01 16: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오미크론 충격에도 불구하고 채권매입 감축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발언이 알려진 뒤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1월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연준의 채권매입 감축, 테이퍼링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11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월 1200억달러 채권매입을 11월부터 축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매월 150억달러어치씩 매입을 줄여 내년 6월에는 채권매입을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그러나 파월은 이날 증언에서 채권매입 감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12월 14~15일 FOMC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증언했다.

파월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로 인해 미 경제 회복세가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상원 증언에서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테이퍼링에 속도를 내 이전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금리인상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은 이날 증언에서 "현 시점만 보자면 경제는 매우 탄탄한 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은 더 높아졌다"면서 "따라서 연준의 자산매입 감축을...아마도 수개월 더 일찍 마무리짓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우지수, 500포인트 폭락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증속 문제를 논의해 채권매입을 조기에 완료하겠다는 파월 발언에 금융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지수는 5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해 3만4600 수준으로 떨어졌고,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각각 1.3%가 넘는 급락세를 기록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7% 급등해 27포인트 수준으로 뛰었다.

오미크론이 시장을 강타한 지난달 26일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연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미 국채 수익률은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준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43%포인트 뛴 0.553%로 올랐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내다팔면서 수익률이 올라갔다.

오미크론 변수에도 금리인상 빨라지나
연준이 테이퍼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은 이전부터 높았다.

11월 FOMC에서 연준이 11월과 12월에는 월 150억달러 감축을 이어가겠지만 내년 1월부터는 감축 폭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데다, 이후 발표된 물가지표들이 모두 급속한 인플레이션을 가리켜 채권매입 감축과 금리인상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지난주 오미크론 여파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파월의 이날 발언으로 이같은 예상은 근거없는 것이었음이 확인됐다.

"'일시적' 단어 퇴역할 때"
파월은 이날 증언에서 혼선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연준이 줄곧 사용해 왔던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 많은 이들에게 이 단어는 단기(short-lived)의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연준의 의도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연준은 이 말을 높은 인플레이션 형태가 영원한 상태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써왔다"면서 이때문에 혼선을 불러왔다고 시인했다.

그는 "연준이 생각하는 바를 좀 더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지금이 이 말을 퇴역시킬 적절한 때가 될 것"이라고 말해 더 이상 단기적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은 이어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참호를 파고) 단단히 자리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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