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O의 공포'는 금물
2021.12.01 19:12
수정 : 2021.12.01 21:56기사원문
미국 뉴욕 증시가 11월 30일(현지시간)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1일 일본·중국·홍콩 등 아시아 증시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악재가 겹쳤다. 오미크론은 최초 발견지인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에 발을 붙였다. 캐나다와 브라질 등 미주 대륙도 방역망이 뚫렸다. 미국도 시간문제다. 아시아에선 홍콩에 이어 일본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 각국이 여행제한 등 방역 그물망을 조이면 경기 회복세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마당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30일 상원 청문회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은 오미크론에 한 방, 테이퍼링에 또 한 방, 더블펀치를 맞았다.
국내 방역망도 불안하다. 1일 신규 확진자는 5123명을 기록해 사상 처음 50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 중증 병상가동률은 90%에 육박한다. 오미크론 감염자도 처음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등 일상회복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오미크론에 맞서 방역망을 더 조여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다만 과잉 공포는 걸러낼 필요가 있다. 작년 초 코로나 패닉이 지구촌을 휩쓸었고 올 여름엔 델타변이가 출현해 다시 한번 세계 경제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에 맞서 인류는 작년 겨울부터 백신을 무기로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감염자의 고통을 덜어줄 알약 치료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새로운 변이가 나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인류와 코로나 바이러스는 장군멍군 식의 긴 싸움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치는 위협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작년 3월이나 델타변이가 나온 올 여름에 비해 덜하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보도했다. 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은 어리석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1933년 취임사에서 "단 하나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Fear) 그 자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온 힘을 다해 싸우되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2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꿋꿋이 버틴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