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여성 불륜 의심해 도청·위치수집 앱 깐 50대, 집행유예

      2021.12.02 10:18   수정 : 2021.12.02 10: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거 여성의 불륜을 의심해 가족에 이를 알리겠다 협박하고 몰래 설치한 모바일앱으로 위치정보 등을 훔쳐 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윤경아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협박 혐의를 받는 A씨(52)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 초 당시 7년간 동거한 여성 B씨(52)의 불륜을 의심해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1월 3일 새벽 B씨가 잠에 든 틈을 타 위치 정보 수집 모바일앱을 B씨 휴대폰에 설치하고 이를 통해 1개월 가량 B씨의 현재 위치와 실시간 경로 등을 본인 휴대폰으로 전송받았다. 이후 그는 휴대폰 마이크로 음성을 몰래 청취하거나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의 앱까지 B씨 휴대폰에 몰래 깔았다.

또 A씨는 지난 1월 5일 B씨가 호텔 숙박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나 “호텔에 같이 간 남자 C씨와 관계를 청산하라”며 “안 그러면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씨는 다른 사람들의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청취하고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며 “피해자를 3차례에 걸쳐 협박한 것도 범행 수법이나 내용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범행은 7년간 동거한 사람의 불륜 행위를 의심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것이므로 다소 참작된다”며 “협박도 B씨의 생명과 신체를 향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기에 그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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