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에 흉기로 협박한 승려..지금이라면
2021.12.19 09:26
수정 : 2021.12.19 09: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는 연인에게 화가 난 40대 승려가 여자친구의 자택에 찾아가 흉기로 협박 등을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월 27일 승려 박모씨(당시 32)는 사귀던 여자친구 A씨가 헤어지기 위해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 마포구 소재 A씨의 자택을 찾아가 자택에 있던 흉기로 자신의 신체에 갖다 대며 “헤어질 거냐? 안 헤어질 거냐?”고 수 차례 반복하며 헤어지자고 할 경우 자해를 할 것 처럼 협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또 사흘 뒤인 3월 2일 A씨의 자택에 얼굴에 흉터가 있는 후배 B씨와 함께 A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며 의심하고 무작정 찾아갔다.
이에 A씨는 박씨로부터 빌린 돈이 없으면서도 위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차용증을 작성했다. 차용증은 “2016년 11월경 박씨로부터 600만원을 빌렸다. 매월 50만원씩 갚는다”는 내용 등이다.
박씨는 같은해 8월에도 A씨의 이별 통보에 화가 나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다”며 “아는 동생들을 부를테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협박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채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하게 했을뿐 아니라 약 1년간 39차례에 걸쳐 자동차 운전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무면허 운전 당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차량을 처분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들어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한편 스토킹처벌법 시행에도 최근 강력사건으로 이어진 스토킹 피해가 잇따르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강화됐다.
박씨 사례처럼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며 협박할 경우, 경찰은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유치장에 유치처분하는 잠정조치 4호를 내리게 된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토킹범죄 현장대응력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스토킹 사건 위험성에 따라 주의, 위기, 심각 등 3단계로 분류하는 조기경보시스템 도입키로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