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비 감췄던 하버드 교수, 허위 진술 유죄 평결

      2021.12.22 15:15   수정 : 2021.12.22 15: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화학 교수가 중국 정부의 외국 학자 모집 계획에 참여하고 연구비를 받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유력한 노벨 화학상 후보로 꼽혔던 그는 배심원단의 평결에도 무죄를 주장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보스턴 연방법원의 배심원단은 21일(현지시간) 평결에서 과거 하버드대 생물·화학과 학과장을 지냈던 찰스 리버 교수에 적용된 6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현지 검찰은 리버를 허위 납세 신고, 허위 진술, 해외 계죄 은닉 등 6개 혐의로 기소했으며 배심원단은 해당 기소 내용이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

올해 62세의 리버는 2000년대 나노 물질 합성과 나노 디바이스 개발에 이바지했고 2012년에는 ‘화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린 울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줄곧 유력한 노벨 화학상 후보로 꼽혔고 중국의 눈에도 들었다.

앞서 중국은 2008년부터 선진 기술 흡수를 위해 해외 우수 과학자 1000명을 지원하는 ‘천인계획’ 사업을 시작했다. 이에 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은 2018년부터 법무부 주도로 ‘차이나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해 미 과학자들이 중국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여부를 감시했다.
미 검찰은 해당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해 1월 말에 리버를 체포했다. 미 당국은 리버가 중국 정부의 연구비를 받았다며 천인계획 참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참여 사실은 당국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리버가 2011년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기술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실을 꾸렸고 2012년에 3년짜리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버가 천인계획에 참여해 월 5만달러(약 5950만원)의 월급과 정착비 15만달러(약 1억7860만원)를 받았으며 우한기술대·하버드 나노 핵심 연구실이 150만달러의 연구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리버는 2018년 차이나 이니셔티브 도입 이후 관계 당국이 천인계획 참여 여부를 묻자 이를 부인했다. 그는 중국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중국 은행계좌에 입금했고 미국에 신고 없이 들고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평결에 대해 리버가 간첩이나 기밀 유출 혐의가 아닌 신고를 누락했을 뿐이라며 당국이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리버의 변호사 마크 머케이시는 21일 종결 변론에서 정부가 적절하지 못한 부정 증거를 제시해 첨단 연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악당도 없고, 피해자도 없고, 강도당한 사람도 없고, 돈을 번 사람도 없는데 특별수사관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몇 초동안의 대화를 근거로 세계 최고의 나노학자가 여러 가지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케이시는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배심원단의 평결에도 불구하고 무죄 판결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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