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암환자 유전자 변이특성 밝혀냈다

      2021.12.23 17:38   수정 : 2021.12.23 17:38기사원문
서양인과 비교해 한국인의 암 유전자가 어떻게 다를까.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암 환자 유전자 변이 특성을 규명해, 향후 정밀의료 측면에서 암 맞춤형 치료가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K-MASTER(마스터) 사업단은 고려대 사경하 교수팀과 공동으로 2020년까지 사업단 연구에 참여한 4028명의 암유전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장 흔히 관찰된 유전자 변이는 △TP53(48.1%) △APC(21.8%) △KRAS(17.7%) △PIK3CA(16.3%) 등이었다.

분석 결과를 서양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자료와 비교했을 때 KRAS 돌연변이가 한국인 암환자에서 더 흔히 나타났다. 반면 서양인에서는 BRAF 변이가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TP53 변이의 경우 서양인에서는 난소암,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육종 등 암종에서 흔한 반면 한국인에서는 직결장암, 방광암, 유방암, 담도암, 전립선암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 암환자는 반복서열불안전성 유전자 변이가 많이 관찰되어 이들 환자들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암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환자의 분포는 TCGA 환자들의 31.8%와 비교해 한국인 암환자에서는 28.7%로 약간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인의 전립선암과 신장암 환자들은 서양인 환자들에 비하여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특히 담도암은 인종별로 유전자 변이 양상이 큰 차이를 보여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중국의 동부간담도수술 병원, 그리고 우리 한국인 담도암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IDH1, BAP1 등 유전자 변이는 서양인 담도암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여 인종간 차이가 뚜렷했다.


김열홍 사업단 단장(고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은 "K-마스터 사업단과 같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정밀의료사업이 한국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변이 특성을 규명하고,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암환자들의 호발 유전자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개발의 중요한 초석을 제공한다는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총 1만명의 데이터 심층 분석과 참여 암환자들의 여러 약제 치료효과까지 종합적 분석한 결과들이 보고되면 암정밀의료의 현장 도입에 더 큰 기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의 캔서 디스커버리 저널(영향력 지수, IF 39.397)에 온라인 게재됐다.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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