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못 구해 공장 문닫은 현대차, 車반도체 내재화 진행
2022.01.05 16:44
수정 : 2022.01.05 16:46기사원문
국내 기업들도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며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타격을 입었던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업계가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그룹도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車 반도체 내재화 작업 진행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기존 전담부서의 인력을 확충하는 등 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 중이다. 앞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땐 현지에 구매기획팀원을 급파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또 공급망 관리 강화는 국가적 사안인 만큼 대관담당팀이 정부와의 소통 및 협업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차량용 반도체를 신속 통관키로 한 것 역시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타격이 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 기관인 LMC 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2021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전 세계 승용차 생산차질은 1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3·4분기엔 327만대, 4·4분기엔 331만대 등 하반기에 생산차질이 집중됐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도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반도체에 대한 예상 수요 등 장기 계획을 세우는 한편 국가, 지역, 기업 간 전략과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부품 공급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또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와 함께 주요 반도체 업체와의 파트너십 추진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값 상승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체소자 발굴,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선행 재고 관리, 유연한 생산계획 조정 등으로 생산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내재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문재인 대통령이 6대 대기업 총수를 만나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이를 계기로 양사 간 새로운 동맹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를 공동 개발한 뒤 삼성의 파운드리 시설을 통해 생산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도 "반도체 개발에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걸리지만 이것은 우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라면서 "현대모비스가 자체 반도체 개발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2020년 12월 그룹 내 계열사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현재는 반도체 설계 섹터도 신설해 시스템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등 미래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수입처 확대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등의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포스코그룹도 공급망 관리 강화에 나섰다. 배터리 음극재 주요 원료인 흑연의 경우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인수했다. 포스코그룹은 이곳에서 올해부터 연 3만5000t의 흑연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물류 기능을 포스코터미날로 합치는 통합 작업을 시작했다. 연 물류비가 3조원에 이르지만 물류업무가 회사별, 기능별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해운업계는 시장 생태계를 교란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물류 업무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