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집단면역에 도움 안 돼" vs "효과적인 예방" 법정 공방

      2022.01.07 19:44   수정 : 2022.01.07 19: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식당, 카페 등에 적용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둘러싸고 신청인 측과 정부 측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예방효과가 미미한 백신 접종을 강제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과 "방역패스는 일상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반박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7일 조두형 영남대 교수와 시민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첫 재판임에도 양측 주장이 날카롭게 맞서며 공방이 오고갔다. 조 교수 측은 "지난 5일 0시 기준 18세 이상 성인의 인구 대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국민은 인구 대비 94%"라며 "방역패스로 기대할 수 있는 코로나19 예방효과는 6% 미만으로 정책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말대로 미접종자들을 보호하려면 미접종자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획득한 사람들과 섞여 있도록 해야 집단면역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으로 오히려 미접종자들을 분리하고,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모인 미접종자들의 감염 노출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신부와 간, 신장, 폐 질환, 암 등 기저질환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지 못해 중대한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지만, 정부에서 말하는 의학적 예외 사유는 인정이 대부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맞서 정부 측은 코로나19 위험성과 백신 접종의 예방 효과를 간과한 조 교수 측 주장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측은 "코로나19 치명률은 감기보다 높은 상황이고, 계절 독감보다 실제 5~10배 높아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병원과 중환자실에 환자가 몰려 의료진이 고생한 것은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예방접종의 효과성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세계 각국에서 문제 제기가 될 수 있는데 그런 사실은 없다"고 받아쳤다.

정부 측은 18세 이상 성인의 인구대비 미접종자 비율은 6%에 불과하지만, 방역패스가 미접종자의 감염 기회 자체를 차단해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상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측은 "방역패스의 목적은 미접종자의 자체 위중증과 사망을 막고 이들에게 할애되는 의료체계를 보존하는 것"이라며 "예방 접종률이 올라간 현재 상태에선 미접종자 6%의 감염을 차단할수록 효과적으로 의료체계를 보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료하고, 오는 10일까지 주장할 내용이나 자료 등을 제출받은 뒤 이르면 다음 주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집행정지 여부는 재판부 심리를 거쳐 별도 기일 지정 없이 양측에 통보된다.

앞서 조 교수 등 의료계 인사들과 시민들은 "정부가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 카페, 학원 등 사회생활 시설 전반의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방역패스에 대한 행정 소송을 제기하고, 방역패스 적용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조 교수 측이 방역패스 적용 효력 정지 신청 대상은 방역패스 도입 의무 적용 시설 17종 가운데 상점, 마트, 백화점, 식당, 카페, 영화관, 공연장, 멀티방, PC방, 스포츠 경기 관람장 등이다.


한편 이 소송과 별개로 학부모 단체들이 제기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 사건이 법원에서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판결이 나온 지난 4일부터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됐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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