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인건비에 배달료까지 인상… 고민깊은 식당 사장님들
2022.01.10 18:08
수정 : 2022.01.10 18:08기사원문
■새해 들어 배달대행료 인상
10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 배달대행업체들은 지난 1일부터 기본배달료를 500원에서 최대 1100원까지 인상했다. 올해부터 가입이 의무화된 라이더 고용보험과 단건배달 서비스 등 프로모션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배달료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 상태다. 식재료 값·인건비 인상과 함께 배달료까지 오르면서 제품 가격 또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을 올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새해부터 배달료가 건당 500원 올랐다. 하루에 20그릇을 판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30만원이 추가 비용으로 드는 셈"이라며 "돼지고기 값도 전년 대비 40%나 올라 어쩔 수 없이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배달료까지 오르니 배달팁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소비자가 음식을 사먹으려 하겠나"라며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도 "배달팁 인상은 소비자의 매장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되도록 안 올리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자영업자들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불가피한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50대 민모씨는 "배달료가 오르면서 주변 자영업자들이 당장에 음식 값이나 배달팁을 올리려고 해도 주변 지점 등과 경쟁 때문에 다들 눈치만 보고 있다"고 했다.
■배달대행 "어려움 공감"
기본배달료 인상에 따라 온라인 상에도 막막함을 토로하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업주들은 "배달팁을 불가피하게 1000원 더 올렸더니 주문이 급감해서 슬프다", "배달료는 다 오르는데 음식 가격은 올리지 못하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 "배달료 800원 인상에 부가세 등 고정 비용을 빼니 남는 것이 없다"며 고충을 드러냈다.
이에 배달대행업계는 배달료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A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배달료 인상 이후 자영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물가 상승과 함께 모든 유지 비용이 오르고 있는데 배달료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라이더 고용보험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배달대행업체와 라이더가 수익의 각각 0.7%씩 분납하게 돼 부담이 늘어났다"고 했다. 또 쿠팡이츠 등 단건배달 플랫폼의 라이더 프로모션이 확대되면서 '라이더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고 이들을 붙잡기 위해 대행업체에서도 배달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