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못뚫은 中 애국소비…애플은 화웨이 제재에도 승승장구

      2022.01.13 11:54   수정 : 2022.01.13 14: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애플 아이폰이 '애국소비' 성향이 짙은 중국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 미만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웨이 제재 등으로 '애국 소비' 성향이 고조됐던 중국에서 애플이 '반전 매출'을 거둔 점이 삼성전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주간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이 출시된 39주차 주간에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이후 52주차까지 9차례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지난해 신작 아이폰13이 전작인 아이폰12 대비 중국 시장에서 출고가를 인하한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가 시장 경쟁사인 화웨이가 미국 무역 제재로 부진하면서 반사 효과를 거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 내 아이폰13 시리즈의 14주간 누적 실적 중 기본형 모델 아이폰13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에서는 기본 모델이 판매 초기와 그 이후 판매 비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가져갔다. 판매 초기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은 미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중국 내 아이폰13 시리즈 모델별 판매 비중 14주간 누적 통계에 따르면 △아이폰13 51% △아이폰13미니 23% △아이폰13프로 21% △아이폰13프로맥스 5% 순으로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본형 모델인 아이폰13이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은 지난해 3·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성장한 수치로, 화웨이 공백 등을 채워 나가는 모양새다.

앞서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아이폰13시리즈뿐 아니라 이전 모델들도 중국에서 잘 팔리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미국 제재에 반하는 애국 소비 성향이 상당히 짙었는데, 그런 것들이 사그라드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이자 중저가폰 신흥강자 아너, 샤오미, 오포, 비보, 리얼미 등에 점유율을 대거 빼앗긴 모양새다.

이외 지난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으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한 감정이 이어지면서 '애국 소비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직속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사업부 산하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부문도 포함된 만큼 꽉 막힌 중국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한 부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 아이폰13 시리즈의 초기 판매량은 전작을 훨씬 웃돌고 있다"며 "이는 전작 대비 가격이 인하된 점, 고가 시장에서의 경쟁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화웨이의 제품 수급이 제한적인 점과 타 중국업체의 고가 시장에서의 낮은 점유율은 감안하면, 애플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상당 기간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의 성공은 중국 재진출을 노린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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