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쏘아올린 'ICO'… 전면금지 4년만에 길 열리나

      2022.01.16 17:53   수정 : 2022.01.16 17:53기사원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가 "가상자산 시장은 다가오는 미래 산업의 한 축이자 이미 펼쳐진 거대 시장"이라며 "우리나라가 가상자산 강국으로 발전해 가는 첫 단계로 가상자산 공개(ICO)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ICO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전면금지된 ICO가 4년여만에 정책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그간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온 금융위원회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ICO 정책 검토의 세부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ICO등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가상자산 강국 위해 ICO 미룰수 없는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코인 활성화 방안 정책 토론회'에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가상자산 강국으로 발전해 가는 첫 단계로 ICO는 미룰 수 없는 과제지만, 우리나라는 가상자산의 공개가 금지돼 있고 활용 역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며 "관련 법령도 세밀하게 정비가 안 돼,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 불안전성이 아주 큰 편"이라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ICO의 국제적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국내 적용을 위한 심도 있는 토론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는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민주당 가상자산TF, 자본시장대전환 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국내에서 ICO가 금지됨에 따라 그간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으로 유출됐던 자본과 인력이 상당하다"며 "전향적인 조치가 이뤄져서 유출됐던 자본과 인력이 복귀하면 가상자산의 발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며 ICO 허용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1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가상자산 관련 토론회는 수없이 많이 진행됐지만 ICO를 주제로 한 토론회는 거의 없었다"며 "ICO가 필요하지만 예민하고 까다로운 부분이 많고 투자자 보호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CO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사업에 대한 구상이 담긴 '백서'를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해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ICO 열풍에 편승한 사기성 프로젝트가 난립하자 금융위가 2018년 모든 ICO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금융위도 ICO제도 검토 세부방안 국회 보고

특히 ICO 금지 주체인 금융위가 최근 ICO 관련 제도를 논의하기 위한 세부방안을 국회 정무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보고서에는 △ICO를 통해 모금한 자금을 어떻게 검증할지 △어느 금융기관에 위탁할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 2021년 11월 정무위 법안소위에서도 가상자산 업권법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발행규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면 1년차에 실패할 확률이 21.5%, 5년차 50%, 10년차 90%에 달한다"며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경우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율이 스타트업의 사례보다 높은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규제한다면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ICO 허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 리스트를 보면 우리 정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까지 만들어 지원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이 하나도 없다"며 "반면 정부가 강력하게 규제하고 심지어 ICO를 부도덕하다고까지 했는데 핀테크와 가상자산 기업은 토스와 두나무 등 2개 기업이나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는 반드시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고 디지털경제를 이끄는데 중요한 산업이 될 가상자산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ICO 열풍에 편승한 사기성 프로젝트가 많고 ICO 투자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ICO를 제도화해야 하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신기술 신사업 시장의 경우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사기 목적의 프로젝트를 걸러내고 기술인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기업의 ICO를 허용했으면 투자리스크가 오히려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프로젝트의 ICO 허용과 더불어 ICO 금지기간 동안 해외로 나갔던 프로젝트팀이 국내로 복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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