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스가보다 잘하네..." 반사효과에 기시다 지지율 최고
2022.01.17 14:35
수정 : 2022.01.17 14:35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에서 지난 2년간 유지돼 온 '코로나 확산=총리 지지율 하락' 이란 공식이 깨졌다. 올들어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되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을 막지는 못했으나, 늑장 대처로 비판을 받은 아베, 스가 두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4~16일 실시)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3~5일, 직전 조사 때보다 4%포인트 상승한 것이자,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후 가장 높은 수치다. NHK가 이달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오른 57%였다.
연초 하루 500명대였던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는 전날 2만5000명을 넘어서며 50배 폭증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와 내각 지지율 하락이 연동해 움직였던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총리 때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유권자들이 기시다 총리에게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정책결정의 속도감 측면에서다. 이는 역으로 속도 자체만으로도 앞서 정권과 다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총리들은 과거 5차례 코로나 확산기 때, 방역 타이밍을 놓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두 총리의 실책을 반면교사로 삼은 기시다 총리는 남아프리카에서 오미크론이 보고된 지난해 11월 말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금지 등의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일시 해외 체류 자국민의 경우라도 입국을 막겠다고 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철회하기는 했으나, 신속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발열 등 코로나 증상이 있거나 밀접 접촉자인 경우에 한해 실시해 온 코로나 무료 검사를 무증상자 등 희망자 전원으로 전환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현금과 쿠폰을 섞여 지급하기로 한 18세 이하 대상 10만엔(약 104만원)급부 정책도 전액 현금 지급으로 결정한 것도 지지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요미우리는 코로나 오미크론 감염자 가운데 사망자나 중증자가 적은 것도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했다.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자는 지난 15일 6명, 16일 0명을 기록했다. 중증자는 전날 기준으로 235명으로 앞서 일본의 제5차 확산기 때 가장 많았던 지난해 9월 4일(2223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