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5월 방한 검토'...클린턴·YS 이후 29년 만에 먼저 방문
2022.02.01 11:25
수정 : 2022.02.01 12:14기사원문
방한이 성사될 경우, 김영삼 정권 첫 해인 1993년 7월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먼저 한국을 방문한 이래, 한국 새 대통령 선출 이후 미국 대통령이 먼저 한국을 찾는 것은 약 29년만이 된다. 아울러, 한국 새 정권 출범 후 역대 최단기에 치르는 첫 한미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요미우리신문은 미일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토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5월 하순께 방일 후 한국의 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곧바로 한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국 새 대통령이 취임(5월 10일)한 지 불과 20일도 채 안된 시점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이다. 차기 정권 외교안보팀으로선 촉박한 일정 속에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행사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해 약 1개월 18일 만인 6월 28일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도 과거 미일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비교할 때 조기 방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2개월 10일 만인 2013년 5월 5일 방미 길에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2008년 4월, 2003년 5월 처음 미국을 방문했다. 앞서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전 대통령 모두, 취임 후 먼저 미국을 찾았다. 미국 대통령이 먼저 방한한 것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 때만이 유일하다.
당초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만 거론됐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21일 화상으로 개최한 미일 정상회담에서 올해 늦은 봄 일본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쿼드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을 기시다 내각 출범 후 첫 국빈으로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5월 21일 호주 총선이 예정돼 있어, 호주 총리 일정을 감안할 때 쿼드 정상회의는 이르면 그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일 정상회담, 쿼드 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도 이르면 5월 21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간 김에 한국까지 방문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체제 복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의 새 정권이 한미일 공조체제에서 이탈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월 30일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가 핵실험이나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위한 전 단계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그간 사용을 자제해 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를 다시 꺼내들었다. 북한에 대한 압박성 메시지다. 5월 첫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대북·대중 정책 기조, 한미일 관계 등 한반도와 그 주변의 정세가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