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첫 감사 [김경민의 적시타]

      2022.02.13 18:28   수정 : 2022.02.14 09: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대한 첫 감사(경영진단)에 착수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급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낮은 수율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면서 오는 2030년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면 인사, 조직개편, 관리프로세서 등 대대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3면
1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부품(DS) 사업부문 산하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승격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경영진단이다.

감사팀은 회사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수율 문제를 집중 파헤칠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은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첨단공정 수율은 20~30%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수율은 DS 뿐만 아니라 같은 식구면서도 최대 고객사인 완성품(DX) 부문까지 확장되는 회사 전체의 문제다. 지난달 출시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200' 사례가 대표적이다. 엑시노스를 설계하고 파운드리에 양산을 맡긴 시스템LSI 사업부가 4나노 수율 하락으로 무선사업부에 대한 AP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의 전체 일정이 꼬였다. 이 사건이 이번 경영진단의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투자, 인력, 공정 안정성 등 모든 경쟁 분야에서 TSMC에 뒤처졌고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텔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내부에선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TSMC에서 공급을 못받는 업체들이 삼성전자로 떠밀려 오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경영진단은 통상 실적악화 사업부를 대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해당 부서로 파견된 감사팀이 그동안 쌓인 수년치의 방대한 자료를 들여다보는 식이다.

경영진단은 짧으면 3개월에서 길면 6개월 정도 걸린다. 해당 사업부는 달성 가능한 강도 높은 경영목표치를 제시받는다. 이번의 경우에도 사업부 관리감독과 로드맵을 수행하지 못한 조직 및 임원에 대한 인사와 조직개편 등이 예고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인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경영진단은 사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는 상시적인 활동"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5년 만에 무선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한바 있다.
<본지 2021년 4월9일자 1면 참조> 이후 무선사업부 명칭을 모바일경험(MX) 사업부로 변경하고 고객경험, 연결성, 서비스 확장성을 강조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m@fnnews.com 김경민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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