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보느라 빈곤 악순환... '영 케어러' 실태조사 나선다

      2022.02.14 18:52   수정 : 2022.02.14 18:52기사원문
정부가 가족 간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이른바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으로 자격, 기준 등 제도적 정의를 수립한 후 실태조사를 거쳐 간병에 필요한 전방위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영 케어러는 가족의 돌봄을 개인적으로 책임져서 곤경에 처한 청년을 말한다.



14일 보건복지부는 '가족돌봄청년 지원대책 수립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질병을 앓는 돌봄대상자를 지원하던 기존 정책들과 달리 간병을 담당하는 돌봄지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돌봄대상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어린 청년'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정책은 생계지원과 돌봄지원, 행정·법률 업무 등으로 세분화될 예정이다. 영 케어러들이 간병 등으로 소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집안일의 부담을 경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한 소득보장제도도 추가 검토될 예정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영 케어러 지원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청년정책팀을 신설했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미흡한 제도적 기반을 보완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 서대문구 등 희망 지자체들과 지난 1월부터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며 향후 전국 확대를 위한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이수완 보건부 청년정책팀장은 '어린 청년'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돌봄부담으로 청년빈곤의 악순환이 재생산돼 계층이동이 저해되고 사회적 신뢰마저 하락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선 해당 정책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영 케어러 문제가 지난해부터 공론화되고 있지만, 현재 실태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오는 3월부터 교육부와 각 지자체의 협력을 얻어 웹을 통해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URL은 전국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학교를 통해 배포된다. 학교 밖 청소년과 일하는 청년 등을 대상으로는 관련 지원시설의 협조를 얻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건강보험·사회보장정보원의 데이터를 공유해 최대한 많은 지원대상을 발굴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아울러 오는 5월부터 발굴된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영 케어러와 관련된 법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기존 복지정책과 해당자를 연계,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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