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불화수소 들여왔더라면 어쩔뻔… 전화위복 된 수입 불발
2022.02.27 19:27
수정 : 2022.02.27 19:27기사원문
2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지난 2019년 7월께 청와대는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을 적극 추진했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증테스트에서 모두 탈락, 결국 무산됐다.
이 일은 당시 러시아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외교라인 측에 먼저 제안하면서 진행됐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더 우위에 있다면서 대체재가 급했던 한국을 설득했다. 이후 정부는 국내 반도체업체를 불러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 가능성을 검토해보라고 전했다. 정부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민감한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를 갑자기 바꾸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고, 6개월간 러시아산 불화수소에 대한 실증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러시아가 기초과학이 우수하니 불화수소 품질도 좋을 수 있다'며 써보라고 권했다"며 "어쨌든 무산돼서 다행이다. 러·우크라 사태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진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국산화에 주력했다.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 램테크놀로지,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고 빠른 속도로 품질을 끌어올렸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