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계획 인지한 中 "올림픽 이후" 요청...'제재 반대'로 보답

      2022.03.03 10:58   수정 : 2022.03.03 10:58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 늦춰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실제 이뤄졌고 중국은 침공 이후 러시아편을 들며 오히려 미국 등 서방을 비판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정부당국 관계자들을 인용,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2월 초 러시아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확장 중단 등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침공이 이뤄지지 않도록 설득하기 보다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만을 염두에 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은 자국 올림픽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를 둘러싼 서방국가의 외교적 보이콧과 편파판정, 부실 운영, 네티즌들의 극단적 애국주의 등이 불거지며 반쪽짜리 축제로 막을 내렸다.

또 중국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을 거부했으며 미국으로부터 받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정보 자료를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에도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유럽연합(EU) 외교대표 등 각국의 외교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중시한다는 입장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반대를 표명했다. 여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다.

중국 금융당국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궈수칭 주석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제재에 대해 우리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것은 효과가 좋지 않고 법률적으로도 그다지 근거가 없다”면서 “제재에 참여하지 않으며 우리와 관련 각측은 정상적인 경제·무역 거래와 금융 거래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외신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행)을 인용,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의 1400억 달러(약 169조원) 규모의 중국 채권 보유 가능성을 언급하며 서방의 제재 속에서 접근할 수 있는 주요 외국 자산·통화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