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화' 변수 등장에 李 지지층 결집·외연확장 박차
2022.03.03 16:46
수정 : 2022.03.03 16: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대 대선 사전 투표일을 하루 앞둔 3일 전격적으로 성사된 야권단일화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측이 막판 선거 전략 다듬기에 나섰다.
전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정치개혁 연대를 고리로 단일화 기선제압에 나서면서 대세론에 시동을 걸었지만 하룻만에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로 맞대응하면서 남은 기간 선거전략에 다소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급격한 새로운 전략으로의 변화보다는 기존의 지지층과 부동층 잡기에 당 차원에서 저인망식 바닥 민심을 훑으면서 총력전을 펼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순택 베드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 경제와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야권단일화가 야권 지지층 결집에 따른 부수효과가 있겠지만 여기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계속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유세에선 '여성 안심 대통령'을 강조했다. 2030대 여성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외연 확장 행보의 일환이다.
이 후보는 "여성의 삶을 안전하게 지키고 누구도 억울한 일 겪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저 이재명과 함께 만들어가지 않겠나"라며 여성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부가 외연 확장에 집중한 한편, 당에서는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번 단일화를 '자리 나눠먹기 야합'이라고 규정, "노무현처럼 이기겠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러면서 '정치거래'에 대한 심판론을 승부수로 띄웠다. 그는 "국민의 냉정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을 우습게 아는 야합 세력에게 민주당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를 촉매제로 당원과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나선 셈이다.
이어 송 대표는 '가장 민주당다운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김대중답게 노무현답게 이기자. 이번 대선, 문재인처럼 이재명처럼 이기자"고 지지를 유도했다.
송 대표는 고향인 전남 고흥 유세에선 "조선일보가 만든 대통령을 원하냐, 신천지와 무속집단이 만든 대통령을 원하시냐"며 '반윤석열' 연대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 선대위는 2030 젊은 층과 여성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는 동시에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 '인물론' 선거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당 선대위는 이날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회의 후 "지금까지 (윤석열,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진행과정을 국민께서 다 봤으니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막판 선거전략에 대해서는 "막판 변수가 발생했지만 선대위 전략 기조가 유효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인물 컨셉트를 계속 유지지하겠다는 얘기다. 우 본부장은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재명이 다음 대통령 적임자라는 인물론을 주요 기조로 가져갈 것"이라며 "여러 차례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준비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란 게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김동연 후보도 첫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후보는 서울 영등포 유세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자리를 나눠 가질 것인가'라고 묻는다. 이익에 따른 야합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청년과 대한민국을 위해 가치와 비전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한 야합, 단일화가 아니라 기득권을 타파하고 위기를 극복해 청년에게 미래를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중원지역인 세종을 공략,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유세에서 "민주당 운동권 패거리 집단에게 더 이상 국정을 맡기면 국정이 농단이 된다"며 정권교체를 외쳤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합당하고, 저와 안 후보는 힘을 합쳐 우리 정치철학과 가치의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 더 큰 정치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