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F-5 추락원인 '우측 엔진 연료도관, 연료 누출로 이륙 중 발화' 확인
2022.03.03 19:39
수정 : 2022.03.03 19:39기사원문
공군은 지난 1월 11일 경기도 화성 야산에 추락한 F-5E 전투기의 추락 원인은 연료 누출 때문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공군은 이날 경기도 화성 야산에 추락한 F-5E 잔해를 조사한 결과, 우측 엔진 연료도관에서 연료가 누설된 걸 확인했다"며 "누설된 연료가 항공기 이륙 중 발화해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사고 원인을 전했다.
공군에 따르면 엔진 연료 도관에서 샌 연료가 기체 하부로 흘러내려 항공기의 상승·하강을 제어하는 수평꼬리날개 작동 케이블 부근까지 유입됐고, 결국 케이블이 손상되면서 기체가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연료가 샌 도관은 4년 전 교체한 부품으로 확인됐다. 교체 후 508시간을 비행해 정비교체 기간 600시간을 채우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이론적으론 노후된 부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공군 측 입장이다.
공군 관계자는 "수평꼬리날개가 작동하지 않아 항공기는 좌우로만 기동할 수 있는 상태였다"며 "조종사는 기수가 급격히 강하함에 따라 비상탈출하려 했으나 전방에 민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군 관계자는 "F-5E를 운용하면서 연료 도관 누설 사고가 발생한 건 처음"이라며 "항공기·엔진 제작사가 제시한 매뉴얼대로 정비를 했으나 이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앞으로 점검 주기나 방법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F-5E 추락사고로 조종사 심정민 소령은 현장에서 순직했다.
사고 비행기는 1986년부터 비행을 시작한 기체로 우리 군은 약 50년 전인 1970년대부터 F-5E를 운용하고 있다.
F-5E 제작사가 밝힌 설계수명은 4000시간으로 연간 170시간 정도를 탄다고 가정할 때 25년이 채 안 된다. 그러나 우리 군은 기골 보강사업 등을 통해 F-5E의 사용연한을 43년으로 연장해 운용 중이다. 43년의 연장 운용은 F-5E 운용국 중 최장기간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F-5E 사고가 기체 연료 도관에 구멍이 발생해 F-5E가 추락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노후 기종을 무리하게 운용한 결과'란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우리 군의 F-5E는 2029년 말까지 '현역'으로 활동할 전망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동일 기종 노후화로 인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우리 공군의 조종사 인원이 손실되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강화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