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 분야 일본식 용어 우리말로 바로잡을것"

      2022.03.17 18:24   수정 : 2022.03.17 18:27기사원문
"어업은 우리나라 연안과 어촌을 지탱하고 수많은 가공, 유통 등 연관산업의 기반이 되는 경제의 한 축 입니다.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에서 마지막까지 내세운 것은 '자국 내 어업권 보호'였죠.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어업갈등이 고조되면서 각국이 함정을 급파하며 긴장감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어업은 국가 간 이해관계 최일선에 있는 전략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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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장(사진)은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어업은 국제외교의 첨병"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흔히 '어업'이라고 하면 글로벌한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하지만, 실은 모든 대륙은 바다로 연결돼 있다.
영해나 먹거리 문제 등 외교상 중요한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임 과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 마련,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한일·한중 어업협상 등 굵직한 국제협상을 담당했다. 주스페인대사관 라스팔마스 분관으로 날아가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불법어업 국가로 낙인 찍히는 것을 막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해양수산관으로서 EU 수산당국 관계자가 대부분 스페인 출신인 점을 이용해 EU측 관계자와 교섭했다"며 "라스팔마스를 '원양어업 전진기지'에서 '해양수산업 전진기지'로 전환시키기 위해 '한·스페인 해양수산협력센터'를 개설했다"고 회상했다. 수산·양식·원양어업을 총망라한 '어업통'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수산양식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넙치 양식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취직해 넙치 양식, 원양어업 지원 등 현장일을 배웠다.

'참치캔'을 보면 때때로 마음이 흐뭇해진다. 임 과장은 "국내 참치선망어선의 표준설계도를 제작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과거에는 참치캔 원료인 가다랑어를 잡는 어선의 설계도를 미국 등에서 빌려 사용했는데 건당 1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표준설계도 덕분에 국내 조선산업 활성화는 물론 근로복지 환경이 개선된 참치잡이 산업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치캔은 우리나라 식품 중 세계시장 점유율 최상위 품목으로 우뚝 섰다.

일제강점기 잔재로 아직까지 어업 분야에는 일본식 용어가 많다.
임 과장은 "올해부터 어업 분야의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예를 들어 멸치를 포획하는 어선을 '기선권현망'이라고 부르는데, '권현'은 일본 어느 어촌 마을의 멸치 신(神)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도 많은 용어가 일본식이거나 근원을 모르는 게 많다"며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 업계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체용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는 폐어구로 인한 해양오염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어구의 생산·판매·사용·수거 등 전 과정에 이르는 관리체계도 마련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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