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잇단 파행에 6.1 지선 확진자 투표 논의도 '줄줄이 연기'

      2022.03.24 13:30   수정 : 2022.03.24 13: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6월 1일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멈춰서 있다. 선거구 획정 시한(지난해 12월 1일)을 3개월 이상 넘긴 데 이어 확진자 투표 문제도 소위 차원에 머물러 있다.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 정치권이 샅바싸움을 거듭하다 '매번 지각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6.1 지방선거 확진자 투표와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 등 안건은 상정조차 안 됐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확진자 투표 시간,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 안건은 전체회의에 상정된 것이 아니다.
그 안건은 소위에 상정돼 있다"고 밝혔다.

당초 정개특위 1소위에서는 21일, 22일 회의를 열어 확진자 투표,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 문제를 논의키로 했지만 진전 없이 산회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행을 빚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당제, 책임 연합정치로의 전환을 위해 기초의원 3~5인 중대선거구를 이번 3월 임시국회(회기 4월 5일까지) 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3~5인 중대선거구 도입으로 범위가 선거구 면적이 비대해지면서 오히려 풀뿌리 민주주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광역의원 정수 조정 문제까지 얽히면서 여야는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확진자 투표 등 유권자 투표권 보장을 위한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여야는 이번 대선에서도 확진자 및 격리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 문제로 여론 뭇매를 받은 전력이 있다. 사전 시뮬레이션 등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데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바구니(소쿠리) 사전투표'라는 비판까지 받았을 정도다.

김영배 간사는 지난 대선에서의 문제점을 반영, 확진자 투표를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선에서는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나는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이뤄졌는데, 실무 준비를 위해 6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30분 늦추자는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가 투표 시간 공백이 있으면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간사는 이에 대해 "하지만 선관위 말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지난 번에도 선관위가 우겨서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며 "이번에는 확진자 투표 문제를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 문제도 논의에 진척이 없다. 과거와 달리 지자체 공무원을 선거사무원으로 동원하기 어려운 데다 선거사무원 수당이 너무 낮아 현장에서 관리할 인원이 부족한 문제가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선거사무원은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시급(9160원)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거사무원 수당 인상을 정개특위에서 논의키로 했지만, 소위 안건으로만 회부돼 있다.

김영배 간사는 이 같은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법안 상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간사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안건을 소위에 상정을 안 해주니까 전체회의에서 하는 거이다. 소위에서 법안 상정을 거부하는 건 처음 봤다"며 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 내 해당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 준비가 늦었다는 지적은 여야 모두 피할 수 없게 됐다.

선거구 획정 시한이 3개월 이상 늦어져,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예비 후보자 등록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어느 선거구로 출마할지 후보자들도 막막한 상황에 선거운동이나 공약 준비에도 제약이 생긴 것이다.
5월 10일부터 거소 투표자 신고, 5월 12일부터 후보자 등록 신청, 5월 27일부터 사전투표가 각각 시작되는 만큼 정치권이 즉각 협의에 이르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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