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수위, 게임 전문가가 없다
2022.03.26 08:00
수정 : 2022.03.26 08:00기사원문
구성만 놓고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게임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 사회복지문화분과와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물론 전문위원이나 실무위원까지 넓혀 봐도 게임 분야의 전문가는 전무하다. 범위를 콘텐츠전문가로 확대해서 찾아봐도 방송인 출신의 전문위원 한 명에 불과하다. 게임과 뗄 수 없는 사이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할 과학기술교육분과에도 민간전문가는 없고, TF 구성으로 그치게 됐다.
인수위 파견 부처 공무원 현황을 보면 걱정이 더욱 깊어진다. 게임과 이스포츠 정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당초 과장 한 명만 파견됐다가 뒤늦게서야 한 명이 더 추가됐다. 이걸론 부족하다. 인원수가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각 부처별로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 인수위에 파견됐는데, 당연히 파견 인력이 많을수록 힘이 실리게 된다. 부처별 파견 규모는 새 정부가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국정을 운영할 지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번 문체부 파견규모는 당선인 콘텐츠분야 집중육성 공약에 비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물론 인수위에 게임 전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체부 파견 인력이 여러명이어야만 우리나라 게임문화와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만큼은 다르다. 정치권으로부터 철저히 비주류로 취급됐던 게임분야가 이번 대선에서는 크게 주목 받았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기간동안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별도 게임 공약 발표 일정까지 마련할 정도로 게임정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수위에 인수위원으로 게임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을까, 적어도 전문위원이나 실무위원로는 합류시키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깊다. 여태껏 많은 정치인들이 그래왔던것처럼 소위 ‘찍먹’한 게 아니냐는 조소도 들린다. 부디 실제 인수위 활동이 시작되면 이런 우려가 불식되길 바란다. 당선인의 기존 게임 공약 외에도 게임 이용자 보호와 산업 진흥을 위한 건설적인 청사진들이 그려지길 기원한다. 게임인들은 정치권의 공수표 남발에 지쳤다. 더 이상 이들을 실망시키지 말라.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