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기저귀 찬 아이 등에 이름, 연락처 적는 우크라 엄마

      2022.04.06 05:00   수정 : 2022.04.06 09: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부모들이 어린 자녀 몸에 신상 정보를 미리 적어 찍은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5일(현지시간) 호주 뉴스닷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자 우크라이나인 부모들이 자신이 죽고 아이가 살아남을 일에 대비해 아이의 몸에 가족 신상정보와 연락처를 새기고 있다.

키이우 독립 언론 소속 아나스타시야 라파티나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한 아이의 사진을 공유해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알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등에 이름과 출생일, 그리고 연락 가능한 친척의 연락처가 펜으로 적힌 한 어린 아이의 뒷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한 이 사진 한 장은 3일 만에 1만6000개 넘는 공감을 받았고 트위터와 레딧 등으로 확산됐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도 5일 해당 사진을 올리면서 "무려 21세기에 우크라이나 엄마들이 자신은 죽고 아이들만 살아남을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 몸에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고 참혹한 현실을 전했다.

앞서 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마을 부차에서는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 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민간인들은 손이 결박돼 있었으며, 총탄으로 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아이들까지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루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인권 행정감찰관은 "수미, 키이우, 체르니히우, 자포리자에서 어린이를 '인간 방패'로 삼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역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어린이를 탱크 위에 태워 인간 방패로 삼았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이동할 때 탱크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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