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항 공급망 육·해상 충격, '물동량 줄고 물류비용 늘고'
2022.04.06 15:04
수정 : 2022.04.06 15:04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상하이항 공급망 시스템에도 충격이 드러나고 있다. 육·해상 물류에 차질이 동시에 빚어지면서 상하이항 물동량은 급감했고 물류비용은 대폭 늘었다. 상하이항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 지위를 12년째 지켜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전이 현실화도 우려된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물류협회를 인용, 최근 물류비용이 33%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하이항의 물동량이 줄어든 것이 우선 원인으로 꼽힌다. 상하이항과 연계된 육로운송은 코로나19 검역 강화로 곳곳에서 막히고 주변 창고는 폐쇄됐다. 또 엄격한 검사와 자칫 최소 14일 격리를 우려한 트럭 운전사가 상하이항 진입을 꺼리는 상황이다.
여기다 근로자의 거주지 봉쇄로 항만 노동력이 부족하고 수수료는 상승했으며 물류 이동 시간이 길어진 것도 문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중국 당국은 트럭 물동량이 전년동기대비 22.4% 줄었다고 밝혔다. 화물운송 전문매체인 ‘로드스터’는 4일(현지시간) 봉쇄로 상하이항 물동량 처리가 지난 한 주 동안 33%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해운업계는 팬데믹 이후 이미 항만 폐쇄, 선박 정체·혼잡 등의 고충을 겪었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운임은 2019년 7월 1342달러에서 2021년 9월 1만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3월 들어 9400달러로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론 회복되지 않았다.
글로벌 주요 운송 노선의 경우 중국-미국 서부 해안 간 노선 1만6000달러, 중국-유럽행 노선 1만3000달러 가량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 기간 3배의 수치다.
상하이항 물동량은 2021년 기준 47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일일 평균 12.8~14만TEU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통제 정책으로 화물 이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김다인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평가했다.
상하이 푸둥과 푸난 인접지역의 경우 운송사와 물류창구가 집중된 최대 물류허브지만 항만 근로자, 트럭 운전사의 접근성이 원활하지 않아 배송 시간이 지연되는 상태로 알려졌다. 상하이항에서 입·출항되는 대부분 제품이 오가는 장강삼각주 지역과의 교통 사정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해운네트워크의 해운업계 분석가는 “통제 조치로 집하운송, 컨테이너 회전율에 영향이 있으며 일부 컨테이너 선사는 선박의 상하이항 접선을 취소하거나, 시내 창고운영을 중단하고 있다”면서 “운송 효율성이 저하돼 항구 정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상하이항 24시간 운영’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해운데이터 제공업체 베셀스밸류를 인용, 30일 기준 상하이항 인근에서 선적 또는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은 컨테이너선 39척, 건화물선 129척, 유조선 107척, 탱커 48척 등 347척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2021년 평균 대기 선박은 75척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운송사, 기업들은 상하이항 통제를 피하기 위해 다른 항구를 선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하이발 해운·물류 효율성 저하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우려와 연결된다. 상하이항의 주요 노선은 한국 부산, 미국 동·서부, 독일 함부르크, 두바이, 일본 요코하마·도쿄·나고야·오사카, 싱가포르, 라고스, 더반, 산투스, 대만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다.
글로벌 선주협회 빔코(BIMCO)의 해운분석가 닐스 라스무센는 “중국 수출 둔화는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키고 기업 재고를 감소시킬 것이고, 이는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중국 당국의 제로코로나 무관용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타지역 추가 폐쇄 가능성 또한 높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