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오르는데...증권사도 갸우뚱 하는 '삼성전자' 주가

      2022.04.06 17:06   수정 : 2022.04.06 17: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적도 좋고 전망도 좋다. 그러나 주가만 안 좋다. 삼성전자 이야기다.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를 외치던 삼성전자는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증권사들의 전망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01%) 내린 6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8일 올해 처음 6만원대로 떨어진 이래 처음으로 6거래일 연속 6만원대에 머물렀으며, 지난해 10월 13일에 나왔던 52주 최저가(6만8300원)에 근접하게 됐다.

지지부진한 주가와 다르게 삼성전자의 실적은 견고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1·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1·4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매출액 전망치는 지난해 1·4분기보다 14.82% 증가한 75조823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85% 오른 13조283억원이다.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한 전망도 좋다. IBK투자증권에서 전망한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13조9070억원, 60조508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각각 12.26%, 17.18% 성장할 것으로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DB금융투자도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의 10만원에서 유지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4분기 NAND를 시작으로 3·4분기 DRAM까지 가격이 반등하며 분기 실적은 3·4분기부터 급격히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DRAM 성장세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플레와 금리 인상, 코로나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4년 연속 DRAM의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라며 "특히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목표주가가 8만원 이하로 떨어뜨린 증권사도 있었다. 실질적인 목표를 '7만원대 안착'으로 잡은 것이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2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낮췄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비우호적인 외부환경과 GOS(게임 옵티마이징 시스템) 이슈로 인한 부정적 평판, 비메모리 파운드리 경쟁력 의문 대두 등을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13조원'이라는 수치는 주가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매크로 이슈가 지속되고 내부적 이슈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주가는 6만원 중반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장열 연구원은 "대내외 이슈 해소가 가시적이면 8만원대 복원 잠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그 이상 주가를 높이려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이나 애플·TSMC 등 핵심 경쟁사와 격차를 의미 있게 줄이는 행보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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