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 차려달라" 했는데 집 비운 아내…딸에게 분풀이한 40대 집유

      2022.04.07 07:00   수정 : 2022.04.07 10: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는 사람을 데리고 갈테니 술상을 차려달라"며 집에 왔다가 아내가 자리를 비운 것에 화가나 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선민정 판사는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아내에게 전화해 "아는 사람인 B씨를 데리고 집에 갈 테니 술과 안주를 준비해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과거 A씨가 B씨와 술을 마시고 술주정한 기억이 있어 "B씨를 집에 데려오면 집 밖에 나가 있겠다"며 집을 비웠다.


뒤이어 귀가한 A씨는 아내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자 A씨는 딸 C양에게 '엄마가 바람피우는데 너네는 뭐 했느냐'며 분풀이를 시작했다. 결국 A씨는 C양의 팔과 손 등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범행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는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C양이 입은 타박상이 자연적으로 완치 가능한 정도로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C양은 응급실에서 골절 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상처"라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내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아무 잘못 없는 C양에게 표출한 것으로 범행 내용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다만 C양이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하지는 않은 점, 아내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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